남편 “사고 당일 지인들과 술자리” 진술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한가운데 차량을 세운 뒤 내렸다가 차량 2대에 잇따라 치여 숨진 배우 한지성(28)씨 남편이 사고 직전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한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는지 수사하고 있다.
8일 경기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쯤 김포 고촌읍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방향 김포공항 나들목(IC) 인근에서 한씨가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한씨는 사고 당시 고속도로 편도 3차로 중 2차로에 자신의 벤츠 C200 승용차를 세운 뒤 밖으로 나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한씨는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편이 소변이 마렵다며 차량을 세워달라고 하자 비상등을 켜고 정차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를 지나던 다른 차량 블랙박스에는 한씨 남편이 조수석에서 내려 화단 쪽으로 이동하는 장면과 함께 한씨가 차량에서 내려 트렁크 쪽으로 걸어가 몸을 아래로 숙이는 모습 등이 찍혔다.
그러나 한씨가 3차로가 아닌 2차로에 차를 세운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씨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장면이 모두 녹화됐지만 사고 전 차량 내부 음성은 따로 저장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씨 남편은 경찰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면서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지인들과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씨가 차량을 2차로에 세우고 내린 이유나 한씨 음주 여부에 대해선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숨진 한씨는 차량에 치여 몸 전체 부위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택시기사 A(56)씨와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 B(73)씨를 각각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이들이 사고 당시 제한속도인 시속 100㎞를 넘어 과속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도로교통공단에 분석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의 정확한 사인과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등은 국과수의 정밀 감정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라며 “통상 2, 3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한씨는 2010년 여성 4인조 그룹 비돌스(B.Dolls)로 데뷔해 배우로 전향한 뒤 영화 ‘원펀치’, 드라마 ‘끝에서 두번째 사랑’ 등에서 조연으로 활동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