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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대전' 시계 째깍째깍... 미중 10일 최후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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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대전' 시계 째깍째깍... 미중 10일 최후담판

입력
2019.05.09 15:58
수정
2019.05.10 00: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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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합의 파기 대가 치를 것”… ‘관세 인상’ 관보 공지

中도 보복관세 맞불 예고… 국제금융시장 충격, 코스피 3%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중국에 대한 비난을 퍼부으며 청중을 향해 주먹 쥔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중국에 대한 비난을 퍼부으며 청중을 향해 주먹 쥔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 운명을 가를지도 모를 최후 담판에 나섰다. 데드라인은 10일 0시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ㆍ한국시간 오후1시1분). 미국이 2,000억달러(약234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대폭 올리겠다고 최후통첩으로 내건 시한이다. 미국에 맞서 중국도 즉각 보복관세를 공언한 터라 세계 경제를 극단적 무역전쟁으로 몰아 넣을 정면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대립과 협상이 엇갈린 미중 갈등이 파국을 맞을지, 극적 봉합으로 귀결될지 중대 기로에 섰다.

미국은 막판까지 판을 흔들며 중국을 몰아세웠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밤 플로리다주 대선 유세에서 “그들(중국)은 합의를 파기했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 비난하면서 “1년에 1,000억달러 이상 가져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1,000억달러는 관세 인상에 따른 추가 세입으로 추산된다. 이어 “그들이 미국으로 날아오고 있다”며 “우리 노동자들의 이익을 빼앗는 것을 멈출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심지어 “경제적 굴복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들과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류허(劉鶴)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대표단이 9, 10일 워싱턴DC를 찾아 마지막 협상에 나서려는 상황에서 상대를 윽박지르며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트럼프 특유의 압박전술이다. 로이터도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무역합의 초안을 대부분 뒤집은 150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3일 보내왔다”고 가세했다.

이에 맞춰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은 이전 협상에서 합의한 구체적 약속에서 후퇴했다”며 10일 0시1분부터 효력을 얻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인상 계획을 연방 관보에 공지했다. 앞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것과 똑같은 내용을 행정절차로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제 궤도에 복귀한다면 추가 관세 계획을 재고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단 만큼, 관보가 발효되기 직전 극적 타협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국의 전방위 공세에 중국도 맞받아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긴급성명을 내고 “미 측이 관세를 올리면 우리도 필요한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 1분 뒤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내부 결속에 주력하며 결사 항전의지를 다졌다. 관영 환구시보는 9일 이번 협상을 ‘홍문연(鴻門宴)’에 비유하며 “미국 압박에 굽실대며 해명하기 보다는 정당하지 못한 요구에 당당히 따질 것”이라고 촉구했다. 홍문연은 중국 역사서 ‘사기’에 나오는 말로, 진나라 말기 패권을 다투던 항우가 유방을 죽이려 벌인 연회에서 유방과 그 참모들이 용기와 기지를 발휘해 모면한 상황을 말한다.

아울러 1999년 미국이 유고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한 사건이 올해 2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을 집중 부각하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계속 치를 준비가 얼마든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배수진을 치며 맞붙은 미국과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으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주요 지수가 급락하며 불안감을 반영했다. 9일 코스피 지수가 3% 이상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 지수와 상하이ㆍ홍콩 등 중국 증시도 1% 안팎으로 하락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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