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부터 기적의 드라마… 기대 않던 EPL 팀 간의 결승전 만들어
후반 추가시간 5분이 속절없이 흘렀다.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시계가 정확히 5분 00초를 가리키는 순간 토트넘의 루카스 모우라(27)의 발끝을 떠난 공이 골망을 갈랐고 승부를 뒤집었다. 벼랑 끝에서 쓴 기적의 드라마였다.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은 한 마디로 ‘기적 매치’다. 이번 대회 토너먼트는 UCL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명승부가 반복됐고, 기적을 일군 두 주인공 토트넘과 리버풀이 오는 6월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단판 승부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손흥민(27)의 소속팀 토트넘의 여정은 기적의 연속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눈앞에 둔 맨시티와 8강전을 벌여 1차전 1-0 승리를 거둔 뒤, 2차전에선 3-4로 패하고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앞서 4강행을 확정했다. 특히 토트넘은 2차전 후반 막판 페르난도 요렌테(34)의 득점장면이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골로 인정된 반면, 맨시티 라힘 스털링(25ㆍ맨시티)의 득점 장면은 오프사이드로 판명되는 극적인 과정을 겪었다.
토트넘은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먼저 2골을 내주고도 모우라의 해트트릭으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토트넘은 2차전 승리로 1ㆍ2차전 합계 3-3을 만들어 원정 다득점에 앞서 결승에 올랐다. 아약스 또한 8강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버틴 유벤투스(이탈리아) 2차전에서 호날두에 먼저 한 골을 내주고도 2-1 역전승을 거둬 4강에 올랐던 팀이다.
토트넘과 결승서 맞붙을 리버풀은 전날 홈 구장인 안필드에서 기적을 일으켰다. 리버풀은 바르셀로나(스페인)와 4강 2차전 홈 경기에서 두 골씩 넣은 디보크 오리기(24)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29)을 앞세워 4-0 승리를 기록, 결코 뒤집지 못할 것만 같았던 승부를 뒤집었다. 1차전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했던 리버풀의 대역전극에 리오넬 메시(32)까지 고개를 떨궜다.
4강이 시작될 때까진 성사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EPL 팀간 결승 맞대결은 벌써부터 전 세계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EPL 팀들이 이 대회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2007~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대결 이후 11년 만이다. 토트넘이 이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고, 통산 9번째 결승에 진출한 리버풀은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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