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과도한 비판” 반박도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단독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KBS 기자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독재자’ 표현에 말을 끊고 인상을 쓰는 모습 등이 무례했다는 지적인데,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과도한 비판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송 기자는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9일 단독 대담을 진행하면서 문 대통령의 말을 끊거나 기습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송 기자는 “청와대가 주도해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에서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에 지금 독재, 그냥 독재라고 하면 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색깔론을 더해 좌파 독재, 그런 식으로 규정짓고 추정하는 것은 참 뭐라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송 기자는 문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답변할 때는 말을 자르기도 했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 실패를 부정하는 대목에서 송 기자는 “그런 부분은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문 대통령이 답변할 때 송 기자가 종종 미간을 찌푸리면서 인상을 쓰는 모습도 네티즌의 반발을 샀다.
급기야 대담 종료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KBS 게시판에는 KBS와 송 기자의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통령의 대담은 검증된 실력을 가진 대담자와 진행하도록 하여 주십시오’라는 청원에는 10일 오전 10시까지 1만1,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대담을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며 진행자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 청원인은 “대통령 대담은 정부가 어떤 국정운영 철학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소통의 창구이므로 대단히 중요하고 엄중한 방송”이라며 “향후 대담은 자질을 갖춘 사회자와 연출자가 진행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는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을 본 국민에게 사과하라’(동의인 수 3,200여명ㆍ10일 오전 10시 기준), ‘KBS 수신료를 폐지해 주세요’(3,500여명) 등 청원이 올라왔다. KBS 홈페이지 시청자권익센터 코너에도 ‘송현정 기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9,000여명이 동의했다. ‘송현정’은 대담 직후부터 10일 오전까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렇게 국민적인 비난이 집중될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헌정 인터뷰는 아니었던 게 마음에 든다”(빅***), “이 대담 정도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예민한 질문 축에도 못 낀다”(사***) 등의 내용이다.
t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어준씨는 이날 방송에서 “중간에 대통령 말을 끊었다. 기자는 그럴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세련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이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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