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남 교수 등 세브란스 의료진
국내 의료진이 혈관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발행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인 베체트병(Behcet's Disease)을 앓고 있는 환자의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윤영남ㆍ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팀과 강석민ㆍ심지영ㆍ오재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베체트병 환자인 이승영(50)씨가 지난해 말 세브란스병원에서 공여자의 심장을 이식 받아 4개월 간 재활 및 약물치료 과정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내에서 베체트병 환자에 대한 심장이식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이씨는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베체트병에 의한 염증이 대동맥과 대동맥판막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침범해 극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상태였다. 베체트병은 입 속과 장 내 점막, 피부, 관절 등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드물게 심장이나 심장혈관에 발병하기도 한다. 이 경우 혈관에 혈전(피떡) 등이 생기면서 중증 심혈관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의료진은 베체트병으로 인한 염증이 심장혈관에 침범한 부위가 광범위해 기존 인공판막 교체술과 면역억제제 등 약물치료로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심장이식을 실시했다.
심장이식과 회복과정을 주도한 윤영남 교수는 “베체트병 염증이 심장 주변 주요 혈관으로 침범하면 생존율이 매우 낮다”며 “심장이식 시행으로 환자가 일상복귀를 한 것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베체트병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심장초음파를 포함한 정기적인 심혈관계 검사를 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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