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버닝썬 스캔들’ 수사는 끝났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경찰과 클럽 ‘버닝썬’의 유착 의혹이 대부분 증거 없음으로 종결 처리되면서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5일 ‘버닝썬 불법 향응 소비, 범죄 가담 VVIP 고객 수사 착수 및 유착 공권력 특검, 청문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버닝썬 내 수많은 범죄의 직간접적 가해자들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청원자는 크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모든 혐의자에 대한 엄정한 수사 및 처벌 △버닝썬 유착 공권력에 대한 특검 및 청문회 등이다.
청원자는 “경찰과 클럽이 어떻게 유착해왔고 어떤 뇌물과 향응을 받았는지 이미 수차례 보도됐지만, 윤모 총경(버닝썬과 유착한 혐의를 받았던 경찰 간부)은 무혐의로 풀려났다”며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내부 정화를 해나가지 못한다면, 검찰이 나서야 한다. 검찰이 무혐의를 내린다면 특검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폐 청산을 기조로 삼은 현 정부에서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며 은폐돼서는 더욱 안 될 일”이라고도 했다. 이 청원에는 1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7만1,600여명이 참여했다.
이 청원이 올라온 날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버닝썬 스캔들 중 공권력 유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한 날이다. 경찰은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와 관할 클럽 주요 종사자 간의 유착 관계는 증거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다. 다만 미란다 원칙 고지가 늦은 점 등 체포 과정 중 일부 부적절 행위만 적발됐다.
앞서 버닝썬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꼽힌 그룹 빅뱅 멤버 출신 가수 승리(29•이승현)와 동업자 유모씨에 대한 수사도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승리와 유씨로부터 골프, 식사, 콘서트 티켓 등 모두 270만원의 접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된 윤모(49) 총경은 과태료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반면 버닝썬 스캔들 최초 폭로자인 김상교(29)씨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이 김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성추행, 가드 폭행, 업무 방해 등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포함한 11개 시민·여성단체는 17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번 수사 결과는 남성 권력이 어떻게 공고하게 작동하는지, 그래서 여성들의 문제 제기는 어떻게 손쉽게 묵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찰이 명운을 걸고 진행한 수사의 결과가 이것이라면 경찰은 명운을 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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