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은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전남지역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전수조사를 통해 교가와 석물, 생활규정 등에서 친일잔재가 폭넓게 뿌리내린 것으로 확인했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전담반의 1차 조사 결과, 도내 학교에서 친일잔재로 보이는 교가 등 대상물 115건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친일 성향 음악가가 작곡한 교가를 부르는 학교가 18곳, 일제 양식 석물(石物)이 있는 학교가 33곳, 일제식 용어가 담긴 생활규정이 있는 학교가 64곳이었다.
전남지역 학교 교가에서는 계정식(1곳), 김동진(3곳), 김성태(11곳), 현제명(3곳) 등 친일 경력이 있는 작곡자가 만든 노래였다. 또 33개 학교의 석물에서는 일제 충혼탑과 공덕비 양식을 모방하거나 차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64개 학교의 생활규정에도 친일 잔재가 묻어났다. ‘불량’, ‘불온’, ‘백지동맹’, ‘선동’, ‘동맹휴학’ 등 일제식 용어가 발견됐다. 백지동맹은 학생들이 시험에서 답안을 적지 않고 백지를 제출하는 것으로 동맹휴학 등과 함께 항일투쟁 과정에서 발생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4일부터 23일까지 역사 전공 대학교수, 역사·음악 교원, 민족문제연구소 등 전문가 그룹으로 전담반을 구성해 1차 조사를 벌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드러난 것 말고도 학교 내 친일잔재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한시적으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현장 점검을 거쳐 본격적인 청산 작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