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ㆍ시민단체도 재수사 요구
고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검찰과거사위원회 결론에 진상조사에 참여한 위원 중 일부가 “다수 의견이 묵살됐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며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진상조사단원인 김영희 변호사는 21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조사단 다수는 장자연씨가 작성한 리스트가 있다고 판단을 했다”며 “특수강간 혐의 역시 공소시효가 남아 있을 수 있어 강제 수사권이 있는 검찰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록을 넘기고 검토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자연씨 리스트의 실체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특수강간 의혹은 재수사 대상이 아니다는 전날 과거사위 결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조사단원 중 검사 2명이 성폭행 부분이 수사로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조사를 방해하고 결과를 축소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사단 소속 조기영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조사 방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일(성범죄)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기관이 조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과거사위가)재판하는 기준으로 (엄격하게) 본 게 아닌가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상조사단에서 재반박이 나오는 등 과거사위 결론에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진상조사단에서 김학의 전 차관 사건 등을 조사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조사팀 6명(교수 2명, 변호사 2명, 검사 2명) 가운데 검사를 제외하면 상근 근무자가 아니라 기록을 검토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조사단의 문제점을 과거사위 위원들이 심의 과정에서 바로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히려 검찰 과거사위의 결정이 사건 축소은폐의 또 다른 한 축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전날 발표한 논평에서 “(검찰의) 셀프수사는 더 이상 부질없다며 “이제 장자연씨 사건의 진상규명에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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