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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패턴 분석해 청년들에게 신용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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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패턴 분석해 청년들에게 신용대출”

입력
2019.05.27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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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금융거래 아닌 SNS 소비로 신용평가…연 5.5%금리로 최대 500만원 

김민정 크레파스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P2P 대출 서비스인 ‘청년 5.5’와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민정 크레파스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P2P 대출 서비스인 ‘청년 5.5’와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오는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첫 민간 행사인 ‘소셜밸류 커넥트(SOVAC)’가 열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알리는 장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해 마련됐다. 사회적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및 연구소, 소셜벤처 컨설팅업체와 투자기관, 일반 기업 등 30여개 단체 및 기관들이 행사에 모일 예정이다.

이들 중에는 최근 대안 신용평가 모델로 금융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김민정 크레파스 대표도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크레파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전통적인 신용평가의 한계로 대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청년과 대학생 등 신용 소외층을 제도권에서 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전통적 신용평가 체계인 FICO사의 신용등급 솔루션을 국내 금융기관에 제공해왔던 김 대표는 그 노하우를 살려 2015년 법인을 설립했고, 이후 한국형 신용평가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청년이나 주부 등을 위한 대안 신용평가 체계를 개발, 올해 초 개인간(P2P) 대출 서비스인 ‘청년 5.5’을 선보였다.

“대학생이나 청년들이 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전통적인 신용평가 잣대로 기존에 금융 실적이 없는 이들을 믿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죠. 돈을 갚을 능력이 되는지, (상환) 약속을 지킬 만한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김 대표가 내놓은 ‘청년 5.5’는 이 같은 현실에 부딪힌 청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대출 서비스다. 이름 그대로 연 5.5% 금리로, 당장 소액(최대 500만원)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대출 자금은 크레파스가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조달한다. 돈을 안정적으로 굴리고자 하는 투자자와 돈이 필요한 청년을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고 중개하는 일이다. 당연히 아무나 빌려주는 건 아니다.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에 한해 대출을 해주는 건 기존 금융권과 다를 게 없다. 단지 그 기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생활 패턴을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지, 얼마나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졌는지, 또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기존 금융회사처럼 이전 금융거래 기록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서 보이는 소비 행위 등 개인의 발자취를 분석해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별해낸다는 게 김 대표 얘기다. 그는 “크레파스는 참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을 다 섞어 버리면 결국 검은색이 돼 버린다“며 “기존 대출 시스템이 모른 척 해왔던 청년들이 가진 그들 만의 색깔(사정)을 그대로 인정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월부터 ‘청년 5.5’로 대출을 받은 청년들 중 30일 이상 장기 연체를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김 대표는 “당장 해외연수 기회가 왔는데 생활비가 부족해서 고민이라는 대학생, 교원 발령을 받았는데 대기 기간에는 아르바이트를 금지하고 있어 몇 달간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예비 교원 등이 대출을 받은 청년들이었다”면서 “그들 나름의 사정이 있을 뿐 분명 돈을 갚을 의지도 능력도 충분한 이들”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외국인이나 주부 등 청년들과 비슷한 처지인 다른 이들에게도 적절한 금융 이용 기회를 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신한금융지주 등과 ‘청년 부채 토털 케어’ 프로젝트를 통해 학자금 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생활비 지원과 직업 역량 강화 연수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혁신 금융 모델을 계속적으로 개발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셜 벤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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