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이틀 앞둔 30일(이하 현지시간) '팝의 본고장' 영국 런던은 이미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유럽의 아미(ARMY·팬클럽)들은 방탄소년단 관련 상품을 파는 팝업스토어에 모여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고 춤추며 코앞으로 다가온 콘서트를 '예습'했다.
팬들은 연합뉴스와 만나 "방탄소년단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른다"며 "이들의 노래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런던 무어게이트 역 인근 워십 거리에 양옆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마련한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개장을 기다리는 인파였다. 팬들의 인종과 국적, 나이는 달랐지만 방탄소년단에 대한 사랑 하나로 수백명이 모인 진풍경이었다.
빅히트에 따르면 지난 28일 개장한 팝업스토어 하루 평균 방문자는 2천명에 달했다. 방탄소년단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는 1장에 45파운드(약 6만7천500원), 재킷은 215파운드(32만2천500원) 등으로 적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팬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루마니아에서 전날 런던에 도착했다는 페니(24)는 "새벽 4시 30분에 도착해서 줄을 섰다"며 "2010년 걸그룹 소녀시대를 통해 K팝을 처음 접했다. 이후 쭉 K팝을 좋아하다가 2013년 방탄소년단이 데뷔할 때부터 알았다. '봄날'이라는 노래를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마리아(26)는 "다른 팬들이 방탄소년단 신곡이 나올 때마다 실시간 번역해줘서 가사의 의미를 잘 안다"며 "이제는 번역 과정 없이 바로 노래를 알아듣고 싶어서 한국어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폴란드에서 온 니콜라(20)는 "방탄소년단 음악은 정말 새롭고 오리지널리티가 있다"며 "멤버들은 재능이 많고 외모도 잘생겼다"고 수줍게 말했다.
무엇보다 유럽 팬들을 사로잡은 건 진정성 있는 '가사'였다. 팝업스토어 내부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아이 니드 유'(I Need You), '아이돌'(Idol), '페이크 러브'(Fake Love), '디엔에이'(DNA) 등이 나오자 팬들은 또박또박한 한국어 발음으로 열창하며 춤췄다.
영국 요크셔 출신 샬럿(17)은 "방탄소년단의 가사는 정신 건강(mental health)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마치 '내가 너였다면 그 정도면 괜찮아. 자신을 사랑해. 나머지 목소리는 무시해'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을 전 세계 팬들과 묶어주는 창구인 SNS 위력도 실감하게 했다.
부모를 졸라 학교 수업을 빼먹고 왔다는 코너(15)는 "방탄소년단 트위터를 비롯해 이들을 만나는 모든 종류의 SNS를 팔로잉한다"며 "매일 멤버들이 트윗하는 사진과 안부 인사를 챙겨본다. 팝업스토어 행사도 팬들과 SNS로 관련 정보를 나누다 알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5∼26일 브라질 공연을 마치고 28일 영국에 입국했다. 멤버들은 31일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티시 갓 탤런트'(British Got Talent) 생방송에 출연,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로 축하 무대를 펼친다.
이어 6월 1∼2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유럽 투어 막을 올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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