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면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 화끈거리는 ‘항문 가려움증(항문 소양증)’ 환자가 늘어난다. 대한대장항문학회(이사장 이석환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가 전국 15~69세 남녀 2,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항문건강이 좋지 않은 470명 가운데 항문 가려움증으로 고통 받은 사람이 72명(3.6%)이나 됐다.
이선호 구원창문외과 원장은 “항문 가려움증은 단순 습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균에 전염되면서 생기는 진균증이나 헤르페스나 콘딜로마, 베체트병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했다. 결핵약이나 아스피린, 고혈압약을 복용해 생기기도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감과 긴장이 고조될 때도 나타날 수 있다.
항문 가려움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변비와 설사가 생기지 않도록 음식에 신경을 쓰고, 항문 주위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땀이 많이 나거나 습한 날씨에는 한자리에 오래 앉지 말고, 항문 주위가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한다. 변기에는 5분 이상 앉아 있지 말아야 한다.
노영석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휴지를 하얗게 만드는 형광증백제가 든 휴지로 배변 후 항문을 닦다가 항문 주위가 자극돼 항문 가려움증이 생길 수도 있기에 이를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착 달라붙거나 땀 흡수와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속옷도 피하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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