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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걱정에 미국 진출 망설였던 이정은, 우승 뒤 눈물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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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걱정에 미국 진출 망설였던 이정은, 우승 뒤 눈물 펑펑

입력
2019.06.03 09:06
수정
2019.06.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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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막을 내린 제74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든 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찰스턴=AP연합뉴스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막을 내린 제74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든 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찰스턴=AP연합뉴스

이정은(23ㆍ대방건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결정엔 숱한 고민이 뒤따랐다. 국내와 해외 무대를 오가며 승승장구했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가 실패할 수 있단 우려와 함께했을 때 서로에게 힘이 됐던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한단 점도 부담이었다. 특히 이정은이 4세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를 타고 있는 부친 이정호씨 걱정이 무엇보다 컸다.

그래서 이정은은 지난해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고서도 “도전할 여건이 어느 정도 마련돼야 한다”며 미국 진출 선언을 서두르지 못했다. 대방건설 등 후원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받은 뒤 미국 무대에 섰기에 성공 부담 또한 컸지만, 이정은은 시즌 초반부터 차분히 제 실력을 발휘하며 신인왕을 향해 뚜벅 뚜벅 걸었고, 사상 첫 100만달러(약 11억9,000만원)의 우승 상금이 걸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LGPA 데뷔승을 거두며 환호했다.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US여자오픈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우승한 이정은은 우승 확정 때 한 번, 소감을 전할 때 또 한 번 울었다. 그간의 부담, 우승에 대한 감격, 가족 등 자신을 뒷받침한 이들에 대한 고마움 섞인 눈물이다. LPGA 투어 데뷔시즌에 ‘메이저 퀸’에 오른 이정은은 시상식 기자회견에서 “16번~18번까지 마지막 세 홀에서 긴장돼 (두 개의)보기를 했지만, 전반에 플레이를 잘 했던 것이 후반 압박감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수로 10번째 US오픈 챔피언이 된 그는 “샷 감각이 괜찮아서 버디 기회가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금까지 우승한 어떤 대회보다 정말 느낌이 다르다”며 “(힘들게)골프를 했던 것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은이 눈물을 쏟자 그의 시상식 인터뷰 통역 또한 말을 잇지 못하며 울먹여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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