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대표 소주기업인 ‘한라산소주’가 도수를 확 낮춘 ‘한라산17’을 출시하며 저도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알코올 도수 17도인 소주 한라산17 출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제주에서는 자급자족되지 않는 원자재가 많아 제조업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걸 수 없지만 경쟁사보다 월등한 품질과 ‘한라산’이라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전국 브랜드로 키워보겠다”고 말했다.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한라산소주는 한때 제주 소주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기업이다. 그러나 현재 소주시장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국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 차지한데다 ‘무학’과 ‘보해양조’, ‘대선주조’ 등 지역 소주 기업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 한라산소주의 제주도 시장 점유율이 52% 수준에 머물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한라산소주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대기업의 소주와 맞서겠다는 각오다. ‘참이슬 후레쉬’와 ‘처음처럼’이 17도로 알코올 도수를 낮추며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등 저도수 소주로 주류시장을 공략하자 한라산17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물량 공급을 위해 신공장을 준공했다. 제품 라인업도 정비했다. 기존 제품인 17.5도의 ‘한라산 올래’는 생산을 중단하고, 21도의 ‘한라산 오리지널’은 ‘한라산21’로 이름을 바꿔 한라산17과 통일성을 줬다.
현 대표는 “한라산17은 제주도의 천연 화산암반수를 100% 사용하는 등 청정원료로 만들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초록병 대신 투명한 병으로 출시해 차별화했다”며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살려 대기업과의 경쟁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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