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이야 미안해” 불법 동물실험에 팔 걷고 나선 시민들, 정부가 응답했다
올해 4월, 농축산물 검역 탐지견으로 일했던 비글 ‘메이’가 동물실험 도중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서울대 이병천 교수 연구팀에 '동물학대'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메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은 해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강하게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실험에 이용되는 퇴역 탐지견들을 구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을 올렸습니다. 많은 시민의 관심 속에서, 해당 국민청원은 시작 한 달 만에 2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죠.
최근 청와대는 이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동물복지정책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농해수비서관이 직접 해당 청원글에 대해 답변한 건데요. 오늘 이동슈에서는 청원에 대한 정부의 답변 내용을 정리해드리면서, 시민들은 대체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1)"실험실에 남아 있던 나머지 퇴역견을 구해달라"
3일 박영범 농해수비서관은 청원 답변 게시판을 통해 "서울대 수의대의 동물실험은 중단됐으며, 실험실에 남아있던 나머지 퇴역견 '페브'와 '천왕이' 두 마리는 대학 내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박 비서관은 이들이 건강을 되찾는 대로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돌아가 보호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더 이상 동물실험에 이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2)"'메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해달라"
박 비서관은 메이의 사인에 대해 "대학 자체 조사 결과 '메이'는 영양실조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물리적 학대나 질병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는데요. 현재 이병천 책임교수에 대한 검찰 및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다른 동물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난 실험실 사육사에 대해서는 연구팀 자체적으로 고발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동물보호법은 원칙상 '사역견에 대한 실험을 금지'하고 있어, 해당 교수팀이 '동물보호법 24조'를 위반한 게 아니냐를 놓고 궁금해하셨던 시민이 많았는데요. 박 비서관은 이에 대해 "연구팀이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실험을 진행했다는 점과, '예비 검역탐지견' 역시 사역견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위법 행위로 해석될 수는 있겠지만, "결국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서울대가 진행하던 해당 연구들은 일시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박 비서관에 따르면 검찰 수사 결과 연구 부정행위가 드러난다면, "서울대와 함께 진행했던 '우수탐지견 복제생산' 등에 대한 연구는 최종 중단될 방침"이라고 하네요.
또한 박 비서관은 미흡했던 동물실험 관리체계와 불법 실험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동물보호법 및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추가로 전했습니다.
3)"국가 사역견이 퇴역 후에도 확실히 예우를 보장을 수 있도록 법과 시스템을 정비해 달라"
'메이' 사건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부 당국의 사역견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박 비서관은 "5월 실태 조사를 마쳤고, 현재 정기감사를 통해 복제견 연구, 훈련 평가, 투입, 사후관리 등 각 단계별로 문제점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향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특히 농림부는 7월까지 사역견 운영 및 관리 요령을 개정할 계획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사역견들을 돌볼 전담 수의사를 배치하고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실시하거나, 노후견 입양 및 관리 실태에 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을 약속했죠.
물론 이번 답변에 따른 후속 조치가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부가 직접 '사역견에 대한 관리 방침 강화' 등의 의지를 보였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만 일부 시민 및 동물단체는 "복제 연구 혹은 동물학대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침을 마련하진 못했다"며 "두루뭉술한 해명식 답변이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청원 답변 내용 중 박 비서관이 별도로 '동물 복제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한 것에 대해, 동물권단체 ‘카라’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답변”이라며 4일 공식 논평을 통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죠.
과연 이번 국민청원을 계기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역견들이 전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정부가 청원 답변을 통해 밝힌 문제 개선 의지가 '구체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 반려견 빨갛게 염색한 미국 래퍼…동물 학대 ‘구설수’
지난달 27일 미국의 래퍼 겸 프로듀서 '발리(Valee)'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한 영상을 게시해 전 세계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는데요.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몸 전체가 새빨갛게 염색된 한 치와와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 속 치와와는 꼬리 끝까지 빨갛게 염색된 채로 아스팔트 도로 위를 걸어 다니고 있었죠.
전 세계 많은 누리꾼들은 어딘가 불편한 듯 꼬리를 내리고 힘겹게 발걸음을 떼는 치와와의 모습을 접한 후, "끔찍하다", "동물학대로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냐", "너무하다"는 등 거센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부자연스러운 치와와의 움직임이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 때문 아니냐"고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한 SNS 이용자는 미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동물보호단체 PETA 등의 계정을 태그하며 발리 씨의 행위를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가 반려견을 빨간색으로 염색한 이유는 곧 발매될 신곡의 재킷 및 콘셉트 사진을 위함이었습니다. 6일 낮 1시 기준, 해당 래퍼의 공식 SNS 계정에 들어가 보니 '빨간색 치와와'의 모습이 커버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난이 거세지자, 발리 씨는 직접 해명에 나섰습니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화학 물질이 없는 '식용 식물성 염료'로 염색했다"고 밝힌 것이죠. 또한 그는 "여기는 지금 화씨 60도(섭씨 약 16도)밖에 안 되는 날씨"라며 "모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설령 염색약이 천연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앨범 작업을 위해 반려견을 강제로 염색시키는 행위가 과연 문제가 없는 행동이냐"는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처럼 그의 행위를 두고 여전히 '설전'이 오가고 있지만, 정작 발리 씨는 해당 게시물을 그대로 두는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많은 이들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3. "배변 냄새가 나서.." 반려견 때려 실명시킨 50대, 집행유예 선고
지난해 6월 17일 오후 7시쯤, 한 50대 남성이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자신의 집 마당에서 '빨래 건조대 봉'으로 반려견을 구타해 한쪽 눈을 실명에 이르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반려견이 창문 앞에 똥과 오줌을 눠 "집 안으로 냄새가 들어오자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제주지방법원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당 남성에 대해 '징역 4개월 및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4일 제주지법 박준석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반려견 학대 행위는 죄질이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과 초범인 점을 고려해 이와 같이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는데요.
누리꾼들은 "또다시 솜방망이 처벌?", "제발 학대 좀 그만하세요",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다"는 등 해당 남성의 범행을 거세게 비난함과 동시에,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희준 동그람이 에디터 hzuney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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