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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은 지역사회ㆍ주민 모두가 치매 보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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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은 지역사회ㆍ주민 모두가 치매 보호자”

입력
2019.06.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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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다양한 프로젝트로 치매안전망 구축 눈길

충북 1호 공립 치매전담 요양시설 2021년 개관

치매 위험에 노출된 충북 옥천지역 노인들이 옥천군에서 마련한 치매예방교육에 참여해 인지강화 놀이를 하고 있다. 옥천군보건소 제공
치매 위험에 노출된 충북 옥천지역 노인들이 옥천군에서 마련한 치매예방교육에 참여해 인지강화 놀이를 하고 있다. 옥천군보건소 제공

토요일인 지난 8일 오후 7시 50분쯤 충북 옥천군청 당직실로 치매환자인 박모(79ㆍ옥천군 옥천읍)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실종 신고는 곧 바로 옥천경찰서를 거쳐 인근 지역으로 전파됐다. 경찰은 박씨의 인상착의를 알리고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오후 8시 15분쯤 박씨는 대전역 광장에서 발견됐다. 그가 옥천군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환자들에게 나눠준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쉽게 발견됐다고 한다. 대전 경찰은 즉시 옥천서와 연락해 박씨를 옥천행 버스에 태웠고, 오후 8시 50분 옥천읍에 도착한 박씨는 경찰의 안내로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박 할아버지가 실종 신고부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다.

지난 8일 오후 실종 1시간여 만에 무사히 귀가한 박모 할아버지가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주황색 티셔츠. 옥천군치매안심센터가 치매교육에 참가한 할아버지에게 나눠 준 옷이다. 옥천군보건소 제공
지난 8일 오후 실종 1시간여 만에 무사히 귀가한 박모 할아버지가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주황색 티셔츠. 옥천군치매안심센터가 치매교육에 참가한 할아버지에게 나눠 준 옷이다. 옥천군보건소 제공

이처럼 실종된 치매 노인의 발견과 귀가 조치가 신속히 이뤄진 것은 옥천군의 ‘치매안심마을 프로젝트’가 제대로 작동해서다. 치매안심마을은 지역 사회와 주민 모두가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을 이해하고 함께 치매 안전망을 구축해가는 주민참여형 상생협력 사업이다. 옥천군은 지난해 이원면에서 이 사업을 시범 운영했다. 반응과 효과가 좋아 올해는 안남면으로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이들 지역에선 치매 극복을 위해 경찰, 교통기관, 학교 등 지역 유관 기관과 민간ㆍ사회단체들이 치매환자의 공동 보호자로 나선다. 또한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지역에서 고립되지 않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옥천군의 치매 극복 프로그램은 철저히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치매 고위험군 노인을 위해서는 환자 개인에 맞게 1대1 인지강화 교육을 한다. 경증 환자를 위해서는 치매안심센터와 각 보건지소에서 치매환자 쉼터를 운영한다. 이곳에서 경증 환자들은 다양한 인지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

특히 옥천읍내에서 30㎞이상 떨어진 청성ㆍ청산면 등 소외 지역을 위해서는 ‘방문형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전문 의료진이 치매환자 가정을 직접 찾아가 검진, 치료와 함께 인지강화 교육까지 병행한다.

옥천군은 체계적인 치매 관리를 위해 치매전담 요양시설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총 100억원을 들이는 이 시설은 옥천읍 교동리 1만㎡에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2,810㎡)규모로 건립, 2021년초 개장할 예정이다. 이 시설 건물 1층에는 40명을 수용하는 주간보호센터를 설치해 치매환자 개인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2~4층에는 70명 수용 규모의 요양시설이 들어서 입원 치매환자를 전담 관리한다.

이인숙 옥천군보건소 치매관리팀장은 “전국 군단위 가운데 최초로 시행한 치매안심마을 사업이 성공을 거둬 치매 걱정없는 고장에 한 발 더 다가섰다”며 “치매전담 요양시설을 건립하면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치매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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