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결혼소식을 알리고, 청첩장을 건네기 위해 재벌 아버지의 저택을 찾아온 조영필(기은세). 하지만 첩의 딸이라는 이유로 결혼식 참석을 거부당하자 청첩장을 찢어 던지고, 쓸쓸하게 발길을 돌린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방영해 인기를 끈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1월 10일 방송분에 등장한 이 장면은 세종시 전동면에 있는 수목원 베어트리파크의 웰컴하우스에서 촬영했다.
베어트리파크는 2009년 문을 열었다. 33만여㎡의 숲에 150여마리의 반달곰과 꽃사슴이 있다. 또 각종 수목과 꽃, 희귀분재 등 1000여종, 40여만 그루의 수목이 식재돼 동물과 식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웰컴하우스는 국내에선 쉽게 보기 힘든 유럽풍 건물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외관과 현대적 내부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드라마 촬영 장소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 프린세스’에선 위엄 있는 대한민국 황실로, ‘상어’, ‘로봇이 아니야’,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등에선 재벌가의 고급스러운 저택이나 별장으로 나왔다. ‘왜그래 풍상씨’에 등장하는 화석과 공예품은 소품이 아닌 베어트리파크의 실제 전시품으로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향나무길과 베어트리정원, 오색연못은 주인공들이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 자주 등장했다. ‘뷰티인사이드’에선 이민기 가족의 만찬장소로, ‘로봇이 아니야’와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에선 재벌가의 정원으로 고급스러움을 뽐냈다.
향나무길은 100년 이상의 수령을 가진 향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된 삼림욕장이다. 베어트리정원은 좌우 대칭 구조의 입체적 조형미를 살려 조성됐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향나무와 소나무를 배경으로 통나무폭포수가 쏟아지고,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조화를 이룬다.
입구 왼쪽에 있는 오색연못에선 1,000여마리의 비단잉어들이 현란한 군무를 춘다. 비단잉어들이 겨울을 나는 분재원에선 수십그루의 주목과 소나무 등이 고고한 자태를 볼 수 있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나무 등 4계절 내내 희귀하고 아름다운 분재를 볼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반달곰. 베어트리파크 제공.
송파원에선 수령이 800여년에 달하는 느티나무를 비롯해 수백년이 넘은 고목들을 만날 수 있다. 분수, 호접란의 몽환적 풍경이 손님을 맞는 만경비원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새총을 가지고 다니는 새총곰과 엄마ㆍ아빠곰이 등장하는 ‘새총곰 이야기’ 동화를 바탕으로 꾸민 ‘곰조각공원’은 사진 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이 곳을 찾은 한 관람객은 “어른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아이들은 살아있는 곰을 실컷 보고,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어 반나절이나 하루 코스로 딱이다”라고 말했다.
베어트리파크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할인 등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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