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s up?’은 ‘무슨 일이냐’ 또는 ‘잘 지냈냐’는 뜻입니다. ‘와썹? 북한’을 통해 지난해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선포한 북한의 경제ㆍ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한국일보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투자’를 주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3~6월 진행하는 제2기 한국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합니다.
“우리가 본 개성공단은 남북이 약속한 2,000만평 중 50분의 1(40만여평) 밖에 안 됩니다. 1단계 중에서도 40%만 가동됐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갔을 때 개성공단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2016년 2월 멈춰 서 북미 협상이 교착된 현재까지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개성공단이지만, 개성공단의 미래를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지침이 없다. 개성공단 행정ㆍ지원을 맡은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의 실무 총책임자 박천조 기업지원부장이 그중 하나다. 박 부장은 최근 한국아카데미 제2기 강연에서 “대북제재 문제가 해소될 때를 대비해 개성공단 고도화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개성공단의 밝은 미래를 거듭 강조했다.
개성공단이 가동되던 시절 입주기업의 59%(125개 중 73개)는 섬유ㆍ봉제 업체였다. 기계금속(24곳), 전기전자(13곳) 업체가 뒤를 이었고,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결과 투자 대비 평균 4.6배의 산출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개성공단 재가동을 준비하려면 업종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지원재단도 잘 알고 있다. 박 부장은 “이미 조성된 1단계 개성공단의 일부를 고도화할지, 혹은 2단계(250만평ㆍ826만㎡)나 그 이전의 1.5단계부터 고부가가치 업종 전환을 준비할지에 관한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장이 그리는 ‘개성공단 2.0’에는 북한 광물자원 개발, 개성공단 주변 목재 등을 활용한 건설업부터 시작해 관광, 바이오산업, 의료산업, 정보통신기술(IT) 산업까지 총망라돼 있다. 박 부장은 “의료산업의 경우 당장 4차 산업화할 순 없지만 수액, 약솜 등 노동집약형에서 출발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정밀의료기기와 같이 기술집약적 산업도 도입할 수 있다”며 “북측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도 역량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이들을 활용한 IT 스타트업도 협력 유망 분야”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정세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박 부장이 이처럼 개성공단의 진화를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은 “결국 개성공단은 재개될 수밖에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개성공단은 남북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일치하는 사업”이라며 “개혁개방을 준비하는 김정은 정권은 개성공단에 사활을 걸고 있고 우리도 기업 생존율 100%에 달하는 투자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지금은 북미 교착국면이라 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미리 개성공단의 큰 그림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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