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미국과 이란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미국 ㆍ이란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의 ‘폭스&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영상물을 지칭하며, “이란이 그 일을 했다. 그리고 당신들도 (이란의 공격용) 보트를 본 만큼 그들이 그랬다는 걸 알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이란이 설치한 기뢰 중 일부가 폭발하지 않았다고 추측한다. 불발된 기뢰를 제거하기 위해 밤중에 보트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장면이 폭로됐다”며 이란과 아랍권 언론이 조작의혹을 제기한 미국의 공개 영상이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에 대해서도 그들은 협상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비난했다. 또 북한과의 협상에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것처럼, 경제제재로 이란에 충분한 고통을 주고 있는 만큼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에 앞서 중동 지역 작전을 맡은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소행으로 판단할 수 있는 증거”라면서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미 항공기가 촬영한 영상에는 전날 오만해에서 의문의 피격을 당한 두 척의 선박 중 하나인 코쿠카커레이저스호 측면 동체에 IRGC 해군 소속으로 추측되는 소형 선박이 바짝 붙어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빌 어반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4시10분, 이란 초계정이 피격 선박에서 (폭발하지 않은) 부착용 폭탄(limpet mine)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주장에 대해 알지지라 방송은 “소형 쾌속정이 유조선에 접근한 시점은 긴급 구조신호가 접수된 지 10시간 후”라고 지적했다. 피격 사건 발생 후 미군의 현장 감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란 해군이 스스로의 소행임을 자백하는 증거 인멸을 시도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고쿠카커레이저스호 피격 직전 “‘날아다니는 물체(flying objects)’를 봤다”는 선원들의 증언도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선체 부착용 폭탄에 의한 공격’이라는 미국 주장에 배치되는 대목이다.
손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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