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해상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한 13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 무인정찰기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조선 공격 배후로 이란군을 지목한 미국 정부 입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국 CNN방송은 14일 미국의 한 당국자를 인용해 “유조선 피격 몇 시간 전 오만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국 무인정찰기 ‘MQ-9 리퍼’를 향해 이란군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맞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해당 무인정찰기가 유조선에 접근하는 이란 선박을 포착한 뒤 곧바로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유조선 공격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전에 무인정찰기 격추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유조선 공격 장면이 무인정찰기에 담겼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또 CNN에 유조선 피격 며칠 전 미국의 리퍼 무인기가 홍해상에서 격추됐으며, 후티 반군이 발사한 이란제 미사일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해 미국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수 차례 공격한 후티 반군은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앞서 중동 지역 작전을 맡은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소행으로 판단할 수 있는 증거”라면서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미 항공기가 촬영한 영상에는 오만해에서 피격을 당한 선박 측면에 IRGC 소속으로 추측되는 소형 선박이 바짝 붙어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빌 어반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란 초계정이 피격 선박에서 (폭발하지 않은) 부착용 폭탄(limpet mine)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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