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키 작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골키퍼에 도전할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정정용호의 든든한 수문장 이광연이 긴 여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한국이 16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선제골을 뽑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이후 3골을 내줬다.
경기 후 이광연은 믹스트존에서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열심히 뛰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시 모일 수 없는 팀이라는게 가장 아쉽ㄴ다”라며 “그래도 모두가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패배 후 이광연은 살짝 눈물을 보였고 이강인이 이광연을 위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광연은 “눈물 안 흘리려 했는데 코치 스태프들이 오셔서 ‘너무 잘해줬고, 고생했다’고 하시는 바람에 울컥했다”면서 “강인이는 ‘준우승도 대단한 것이고 우리는 후회 없이 잘했으니 울지 말라’고 하더라. 막내지만 든든했다”고 전했다.
이광연은 이번 대회에서 결승까지 모든 경기에 출전해 골문을 지켰다. 180㎝ 초반의, 골키퍼로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선방쇼를 펼치며 여러 차례 팀을 구했다. 이광연은 “키 작은 골키퍼로서 내가 널리 알려져야 또 다른 작은 골키퍼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서 “키 작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희망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살짝 아쉽지만, 비행기 타고 가면서 다 잊고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36년 만에 ‘어게인 1983’를 이뤄냈고, 앞으로 ‘어게인 2019’가 나올 수 있는 결과를 낸 것 같다”면서 웃었다.
우치(폴란드)=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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