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기 신도시를 친환경 도시공간으로 조성하면서 자연 상태의 물 순환 체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저영향개발 기법’을 적용한다. 이 같은 기법으로 도시를 조성하면 폭우가 내렸을 때 침수 피해 등이 줄어들 전망이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한국환경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4개 기관은 ‘친환경 공공택지 조성을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MOU)’을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체결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계획’에 따른 신규 공공택지에 저영향개발기법(LID)을 적용해 친환경적인 도시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경기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부천 대장, 인천 계양 등이 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된다.
저영향개발기법은 개발 이전 자연 상태의 물 순환 체계가 유지되도록 빗물을 유출시키지 않고 땅으로 침투ㆍ여과ㆍ저류해 기존의 자연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는 개발 기법이다.
택지를 조성할 때 저영향개발기법을 적용하면 아스팔트 포장 등으로 인해 물이 땅으로 충분히 스며들지 못해 폭우 시 도시가 침수되거나 가뭄으로 하천이 마르는 등의 환경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오염물질의 하천 유입이나 도시 열섬효과 등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5년간 시범 사업을 실시한 결과 저영향개발기법 적용 전후 수질오염물질 농도(총 부유물질 기준)는 최고 21% 줄었고, 공기질ㆍ수질 개선 등으로 인한 경제적 편익은 시범사업 2곳에서 최대 446억원(30년간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대비편익(B/C)이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시범사업에선 최대 2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남양주 왕숙(왕숙천), 고양 창릉(창릉천), 하남 교산(덕풍천), 부천 대장ㆍ인천 계양(굴포천)은 모두 지역 내에 하천이 흐르고 하천을 중심으로 친환경 수변공원을 계획하고 있어서 저영향개발기법을 적용하면 입주민이 누리는 편익이 커질 전망이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도시화에 따라 빗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못하는 면적이 늘어남에 따라 물순환 체계가 훼손되면서 비점오염 증가, 건천화, 도시 열섬화, 지하수 수위 저하, 도시침수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저영향개발기법을 도입해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물순환 상태에 가까운 도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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