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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 직접 보고 싶어 반차 내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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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 직접 보고 싶어 반차 내고 왔어요”

입력
2019.06.17 15:22
수정
2019.06.17 19: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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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정정용號 서울광장 환영식 아이돌 인기 방불

2019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이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축구팬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이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축구팬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역사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달아오른 축구 열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국가대표팀 환영식 행사에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800여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정용호’가 서울광장으로 향한다는 소식에 광장은 이른 시간부터 열성 축구팬들로 채워졌다. 공식 행사는 낮 12시부터였지만 가까운 곳에서 선수단을 보기 위해 50여명의 축구팬들은 오전 9시부터 대기해 행사장 안으로 입장했다. 울산 출신으로 최준(연세대)ㆍ오세훈(아산)ㆍ김현우(이상 20ㆍ디나모 자그레브) 등 울산 현대고 3인방을 보러 왔다는 직장인 임충택(34)씨는 “직장에 반차까지 내고 참석했다”면서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을 뿐 아니라 우리 축구 미래가 밝다는 걸 보여준 선수들을 가까이서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광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빨간색 국가대표 축구팀 응원복을 갖춰 입고 온 붉은 악마들부터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선수들이 결승 진출 후 버스 안에서 노을의 ‘그리워 그리워’를 불러 화재를 모은 영상이 대형화면에 등장하자, 일부 축구팬들은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기도 했다. 선수들이 한 명씩 플라자호텔 측에 마련된 무대에 오를 때마다 객석과 광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광장을 지나던 시민들도 휴대폰을 머리 위로 한껏 올려 선수단의 모습을 담느라 분주했다.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국가대표 환영식을 찾은 시민들이 선수들의 소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국가대표 환영식을 찾은 시민들이 선수들의 소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공식 환영행사가 끝난 뒤 선수단은 광장으로 내려와 공동취재구역 인근에서 축구팬들과 직접 만났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더 많은 시민들이 선수단을 만날 수 있도록 서울광장 인근을 돌며 카퍼레이드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도심 교통 통제 등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환영식에서 포토타임 등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늘리겠다”고 공지했다.

펜스에 매달린 축구팬들은 “이강인!”, “이광연!”을 외치면서 사인을 받기 위해 사인펜과 유니폼, 스케치북을 앞다퉈 내밀었다. 선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힌 선물 보따리들이 펜스 건너 선수들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은 축구팬들의 휴대폰을 받아 들고 함께 ‘셀카’를 찍으며 즐거워했다.

축구팬들은 U-20 월드컵 열기가 더 멀리, 더 오래 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영욱(20ㆍFC서울)이 유년 시절 몸 담았던 서대문구 어린이축구단에서 뛰는 아들 박재홍(12)군과 함께 환영 행사를 찾은 박성진(42)씨는 “축구는 늘 성적이 좋을 때만 관심 받는 종목”이라면서 “이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축구 열기가 계속돼 축구 꿈나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세진(20), 박지민(19)이 속한 수원 삼성을 응원하는 김유림(25)씨도 “월드컵 열풍이 K리그와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쭉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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