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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서울 집값에 커지는 ‘바닥론’ …하반기 금리인하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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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서울 집값에 커지는 ‘바닥론’ …하반기 금리인하도 변수

입력
2019.06.19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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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13일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최근 8개월 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서울 전역 아파트값 하락세도 둔화되면서 이른바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일각에선 “집값이 다시 9ㆍ13 대책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융규제로 집값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꿈틀대는 서울 집값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2% 올랐다. 감정원 통계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34주만에 상승이다. 9ㆍ13 대책 이후 전고점 대비 3억~4억원씩 떨어졌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매물 소진으로 다시 오르고, 일반 아파트도 시세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곳이 늘면서 상승 반전했다.

강남 집값은 서울 아파트값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재건축 아파트가 견인하고 있다. 부동산114 분석 결과, 6월 둘째 주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9%로 9주 연속 상승세다. 잠실주공 5단지의 전용면적 76.5㎡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 2월 16억4,000만원이었지만 5월에는 18억2,900만원으로 3개월 만에 2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남구 외에 종로 노원 마포 구로 송파 등 10개구 역시 아파트값이 하락을 멈춘 보합세를 기록했다. 연초만 해도 서울 전역에 하락세가 이어지던 것과 대비된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최근 8억4,000만원에 거래된 후 호가가 8억8,00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 3월말 8억원 선이던 것이 최대 8,000만원 뛴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서울 전체 아파트값 하락률(-0.01%)도 전주(-0.02%)보다 둔화됐다. 작년 11월(-0.01%) 이후 7개월 만에 최저 낙폭이다. 부동산114도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0.01%)이 30주만에 상승 반전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1일 보유세 산정 기준일이 지나면서 당분간 추가 매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지난달 발표된 3기 신도시가 역설적으로 서울 아파트의 상대적 가치를 부각시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의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까지 높아지자 집값 바닥론은 한층 힘을 받는 분위기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이자를 낮춰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억눌려온 투자심리가 시중 유동성 증가와 만나 폭발력을 높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저작권 한국일보]주택 매매가격 변동률/ 강준구 기자/2019-06-18(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주택 매매가격 변동률/ 강준구 기자/2019-06-18(한국일보)

 ◇”대출규제가 집값 반등 막을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경기와 부동산 규제 등을 고려하면 최근의 집값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평가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금융규제가 여전한데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도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거란 의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 부동산 시장이 먼저 움직인다”며 “하지만 대출규제가 그대로인데다 갭투자 여건도 여의치 않고, 경기 불안도 높아 집값은 반등보다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금리가 낮아져도 대출규제 때문에 주택 추가 구입에 따른 실익이 많지 않다”며 “유동자금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토지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거래절벽 현상도 여전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7,10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6만7,789건)보다 15.8% 줄었다. 5월 기준으로는 2006년 이후 13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2,002건) 역시 연초보다는 증가했지만 1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18일까지 집계된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역시 지난달의 13% 수준이다. 통상 거래량이 줄어들면 호가가 떨어지고 매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현상을 집값반등의 신호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을 막으려는 당정의 의지도 강하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3일 “(유동자금) 1,000조원 중 일부라도 부동산에 몰리면 가격 폭등이 예상된다”며 “당정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반등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추구해나가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변수는 내년 4월 총선이다. 선거를 앞두고 각종 개발호재가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 정부가 새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올해 연말이 되면 총선을 앞두고 각종 지역개발 이슈가 쏟아져나오면서 기대감에 집값이 반짝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다만 부동산 규제라는 정부의 기조가 바뀌지 않고, 지역 개발계획 실행이 불투명해지면 다시 하향안정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서울-아파트-거래량-추이/ 강준구 기자/2019-06-18(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서울-아파트-거래량-추이/ 강준구 기자/2019-06-18(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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