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축구대표팀을 만나 “준우승이라는 성적도 대단했지만, 그 과정이 더 좋았다”며 격려했다. 그러면서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서,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가운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과 유쾌함이 정말 좋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정용 감독과 이강인 선수 등 대표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지난 3주간 정말 행복하고 감격스러웠다. 여러분은 국민 모두를 위해 뛰었고, 국민 모두에게 행복을 나눠줬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자리를 마련했는데, 푹 쉬어야 하는 시기에 힘들게 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대표팀이 해산하면 이런 자리를 만들기 어렵다고 해서 오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니 양해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유럽 순방 당시 결승전을 관람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여러분과 비슷한 시기에 폴란드와 멀지 않은 북유럽으로 순방을 갔다”며 “스웨덴 방문 마지막 날 결승전이었다. 공식환영 행사 때문에 전반전은 숙소에서, 후반전은 공항으로 가는 차에서 휴대폰 앱으로 봤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가 계속 소리를 지르니 앞 좌석에 앉은 스웨덴 경호관도 경기 상황을 물어보더라. 우리가 골을 먹고, 지고 있다고 하니 함께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이어 “결승전 결과는 안타까웠지만, 여러분은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에게 정말 큰 자랑스러움과 행복을 선사했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우리 한 번 경기를 즐겨보자', '또 한판 멋있게 놀아보자' 이런 자세가 참 좋았다는 소감도 전했다. 또 “우리도 기술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우리 축구는 투지와 정신력을 강조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기를 즐기는 것, 창의적인 기술과 전술로 고급 축구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더해져야 한다"며 "여러분이 그 가능성을 보여줘 기뻤다. 대한민국 축구의 차원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잘 할 자신이 있나"라고 물은 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더 신나게, 마음껏 즐기기 위해 더 힘차게 전진할 것을 기대한다. 나와 국민은 언제나 여러분 편에서 응원하고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강인 선수를 향해서는 "자랑스러운 골든볼 수상을 축하한다"며 "이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각오로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정용 감독은 이에 “이번 대회 치르면서 온 국민들이 축구 통해 하나가 되는 모습 봤다”며 “밤 늦은 시간까지 목청 높여 저희들 응원해주신 국민들 덕분에 오늘의 결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 선수는 만찬 시작 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처음 소집 시작했을 때부터 마지막 날까지 모든 게 못 잊을 추억 같다”며 “이렇게 좋은 자리에 올 수 있어서 매우 좋다. 다음엔 더 열심히 해 더 좋은 자리에 오고 싶다”고 답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