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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 “화웨이 물품 여부 일일이 확인 못해” 상무부에 소송

입력
2019.06.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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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압박 피하기 제스처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 사의 배송 트럭이 길가에 서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 사의 배송 트럭이 길가에 서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물류 업체인 미국의 페덱스가 미 상무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거래하지 말라는 상무부의 제재 조치를 어겼을 시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말라는 내용이다. 페덱스는 최근 잇따라 화웨이 제품 배송 사고를 내며 중국 정부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번 상무부에 대한 소송은 최대 규모의 해외 시장인 중국으로부터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페덱스는 이날 의도치 않게 미국 상무부가 거래제한 조치를 내린 중국 기업들의 제품을 운송했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페덱스에게 묻지 말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페덱스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물류 회사이지, 제재 이행 회사가 아니다”며 “운송해야 하는 제품의 원산지와 어떤 부품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격화하고 있는 미중 간 무역전쟁 속에서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해 사실상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품과 기술, 서비스 공급을 차단하고 있다. 프레드릭 스미스 페덱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단순히 상무부의 경찰관이 될 수 없다”며 “상무부는 관련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페덱스의 화웨이 제품 배송 사고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전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미국으로 보낸 화웨이 휴대폰 한 대가 반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20일 화웨이가 일본에서 중국 화웨이 사무실로 보낸 화물 2개도 미국 테네시주의 페덱스 본사로 배송됐다.

중국 당국은 이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고, 페덱스 측에 배송사고의 원인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페덱스는 “운영상의 실수”라며 사과했으나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페덱스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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