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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아무것도 연출하지 않아 모든 것을 한 판문점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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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아무것도 연출하지 않아 모든 것을 한 판문점 회동”

입력
2019.07.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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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다리까지 갔으면 더 좋았을 것” 평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의 배경에 놓인 의장기가 바닥에 끌리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의 배경에 놓인 의장기가 바닥에 끌리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지난달 30일 이뤄진 남ㆍ북ㆍ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만남’을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해버렸다”고 평가했다.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합류한 이날 판문점 회동은 워낙 급박하게 정해진 탓에 의전 측면에서 볼 때 사전 조율이 없는 ‘아수라장’에 가까웠다. 탁 위원은 “의전과 기획이 없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깜짝 회동이 더 감동을 줬다는 게 탁 위원의 감상평이다.

탁 위원은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정도의 정상회담을 할 때에는 의전, 경호, 보도는 사전에 몇 차례씩 만나서 각각의 파트 별로 진행을 하는데, 전혀 진행이 안 됐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회담할 때 뒤에 북한의 인공기가 성조기와 나란히 배치돼 있어 미리 준비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자세히 보면 의장기가 바닥에 다 끌린다"며 "의장기를 부랴부랴 공수하는 과정에서 자유의 집 건물과 높이를 맞추지 못해 의장기가 바닥에 끌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건물 구조에 적합한 의장기를 사전에 미처 준비하지 못했을 정도로 급박한 상황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탁 위원은 “제가 봤을 때는 첫 장면, 그러니까 두 정상이 조우하고 통일각 앞, 판문각 앞까지 걸어가는 그 장면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해진 시나리오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ㆍ미 정상이 걸어서) 폐쇄되고 격리된 느낌인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도보다리에서 50분 정도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8년 4ㆍ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보다리 산책'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탁 위원은 “그러면 카메라 한 대만으로도 도보다리 회담의 시즌2, 그 다음 그 이상의 감동을 사람들이 봤을 거고, 더군다나 날씨도 좋았다”며 “두 정상이 회담 이후 (걸어서) 나오는 길에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기념 식수한 나무에 물을 주는 이벤트를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탁 위원은 “대통령이나 국가적인 행사는 언제나 시간이 없다. 물론 어제가 더 시간이 없었을 거라곤 생각하지만 한 두 시간이라도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연출적으로는 아쉬움이 좀 많지만, 앞서도 여러 방송이나 언론에서 얘기했듯이 어떤 연출보다도 오히려 연출하지 않음으로써 연출하는 걸 보여줬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리 준비하지 않은 ‘판문점 번개 상봉’에서 이뤄진 자연스러운 장면 하나하나가 그 어떠한 연출보다 뭉클한 감동을 줬다는 것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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