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운세 같은 유사과학에 투자하는 건 옳지 않다”(수사벤처스 투자자 리오 폴로벳)
“운세가 종교처럼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드론스타트업 매터넷 창업자 디미타 파초브)
실리콘밸리에서 ‘별자리 운세’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4월 별자리운세 애플리케이션 ‘코스타’가 520만달러(약60억9,000만원)의 투자를 받은 것이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한쪽에서는 “밀레니얼세대(Millennialsㆍ1981~1996년생)에 ‘잘 팔린다’는 이유로 유사과학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건강을 해치는 담배회사는 투자하면서 왜 운세는 안되냐”는 반론도 나온다.
실제 미국 밀레니얼세대에게 별자리운세는 큰 인기다. 퓨리서치센터가 2017년 3만5,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29세 중 32%가 별자리운세를 믿는다고 응답했다. ‘애스트롤로지존’과 같은 운세 사이트는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아마존도 지난 4월부터 프라임서비스 회원에게 별자리운세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별자리운세 스타트업들은 밀레니얼세대들이 진로나 인간관계 등을 고민할 때 운세를 본다는 점에서 이런 서비스가 일종의 ‘자기계발’이라고 주장한다. 코스타 창업자 바누 굴러는 “혼자서 하는 명상에 비하면, 전문가에게 상담 받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별자리운세는 매우 사교적인 웰니스(신체ㆍ정신적 건강의 추구)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천체데이터를 사용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유사과학이라는 비판이 일리가 있는 이유는 밀레니얼세대 상당수가 운세의 결과를 재미가 아닌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미 국립과학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18~24세의 44%가 “별자리운세는 과학적”이라고 믿고 있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별자리운세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별자리운세앱 ‘생튜어리’ 창업자 로스 클라크는 “향후 시장 규모는 2조달러로 추산된다”며 “비과학적이란 비판에 신경 쓸 시간에 더 나은 인생조언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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