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흥초 김지국 교장, ‘총파업 지지’ 가정통신문 발송
“파업 부정적 학부모 불만전화 없었다”
급식ㆍ돌봄교실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3일)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한 남자가 인천 동구에 위치한 서흥초등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10여명을 일일이 찾아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넸다. 그는 바로 이 학교 책임자인 김지국(60) 교장이었다. 김 교장은 지난달 28일 ‘급식파업’에 대해 “학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를 부탁 드린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면서 화제가 됐다.
김 교장은 총파업 이틀째인 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이번 파업은 또 우리 학생들의 식사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체 급식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거를 알려야 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서흥초에서는 이번 비정규직 파업에 급식실 조리 종사자와 스포츠강사, 전문상담사 등 약 10명이 참여하면서 관련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김 교장은 이어 “(파업의) 이유와 배경이 무엇이고 이것이 우리,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도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 참에 함께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앞서 배포한 가정통신문의 취지를 설명했다.
서흥초의 가정통신문은 ‘우리 학생들이 잠시 불편해질 수 있다. 그러나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것이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일임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더불어 이 땅에 소외된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함께 나누어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하며 땀 흘려 일하시는 모든 학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를 부탁 드린다’고 적었다. 서흥초는 교무부장 등 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들이 참여하는 학교 기획위원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해당 가정통신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김 교장은 이날 가정통신문을 보낸 후 학부모들에게 돌아온 반응이 오히려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보내기 전 학부모들의 항의 민원을 염두에 두고 해당 통신문을 작성한 교무부장의 개인 연락처까지 적어놨지만, 정작 응원의 전화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좀 각오도 했다”며 “그랬는데 실망스럽게도 아직까지 불만전화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김 교장의 SNS를 통해서 일부 학부모들은 ‘좋은 교육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및 ‘공정임금제’ 시행을 요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 이틀째인 이날 급식 중단 학교와 파업 참가자 수는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상당수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등이 속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파업을 계속한다. 교육부는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이날 전국 1만454개 학교 중 24.7%인 2,581개교 급식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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