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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취식 사과한 대왕조개, 100년 사는 멸종위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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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취식 사과한 대왕조개, 100년 사는 멸종위기종

입력
2019.07.05 16:54
수정
2019.07.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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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으로 보호 받고 있는 학명 '트리다크나 기가스' 대왕조개. 인터넷 캡처
멸종위기종으로 보호 받고 있는 학명 '트리다크나 기가스' 대왕조개. 인터넷 캡처

태국 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 조개를 잡아서 먹기까지 하는 모습을 내보낸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에 태국 국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급기야 관계 기관이 수사 요청 등 법적 조치에 나섰다.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5일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한 출연진이 태국의 핫 차오 마이 국립공원 일대에서 멸종위기종 대왕조개 3마리를 잡아서 다른 출연진과 나눠먹는 장면이 방영됐다. 이 장면이 태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태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국립공원 관리 부실에 대한 질타까지 이어지자 국립공원 측은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SBS가 고용한 태국 업체가 국립공원 측에 촬영 허가를 요청했다”라면서 “이들은 (대왕조개 채취 금지 등) 관련 규정과 법규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연락을 해 그들의 범법 행위와 법적 조치에 대해 알렸다”고 덧붙였다.

SBS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대왕조개를 잡아 오는 장면. 채널뉴스아시아 캡처
SBS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대왕조개를 잡아 오는 장면. 채널뉴스아시아 캡처

특히 국립공원 관계자는 “제작진이 문제의 장면을 찍을 때 국립공원 측에 위치를 알리지 않았다”라면서 “촬영할 때마다 관계자들에게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한 해양학자는 “대왕조개 채취 및 취식 행위는 명백히 불법”이라면서 “공식적으로 한국에 알리고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CNA에 말했다. 문제가 커지자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이날 오후 "태국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 드린다"고 사과문을 냈다.

학명이 트리다크나 기가스(Tridacna Gigas)로 알려진 이 대왕조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조개다. 산호초에서 서식하며 폭 1.3m 이상 자랄 수 있고 무게는 250㎏ 정도다. 평균 수명이 100년 이상이다. 일단 암초 위에 자리를 잡으면 평생 거기에 머문다. 단단한 껍데기 안에 있는 부드러운 근육에 단백질이 많아 별미로 여겨진다. 이에 따른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태국에선 1992년부터 야생동물보호법에 의해 보호하고 있다. 야생 동물의 사냥과 거래를 금지한 해당 법을 어기면 개인의 경우 4년 이하의 징역 또는 4만바트(약 15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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