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이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영상이 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영상 속에 등장하는 피해여성은 한 이주여성단체의 신속한 대처로 폭행 가해자로부터 격리돼 안전한 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약 2분 30초 가량의 이 영상에서 남성은 부인으로 보이는 베트남 여성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등 심하게 구타한다. 웃통을 벗은 채 커다란 문신을 드러낸 남성이 여성을 향해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하지 마라고 했잖아”라고 소리치자, 약 2~3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엄마, 엄마”를 외치며 울음을 터뜨린다. 남성이 방 한 구석에 쪼그려 앉은 여성을 발로 차는 등 계속해서 심하게 때리자, 줄곧 엄마 곁에 서 있던 아이는 자지러질 듯 울며 화면 밖으로 달아난다. 영상은 줄곧 남성에게 폭행당하던 여성이 우는 아이를 들춰 업어 달래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날 오전 9시쯤 한 베트남 사용자의 계정에 올라온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약 3,000회 이상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페이스북 운영 당국에 의해 직접 노출이 차단됐을 정도로 폭력성 정도가 심하다. 이 영상을 올린 사용자는 해당 게시물에 베트남어로 “한국 남편과 베트남 부인의 모습, 한국은 정말 미쳤다. 누가 한국 남자들이 자기 부인에게 잘해준다고 그러냐”라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경찰과 여성단체에 해당 영상 속 남성을 직접 신고하기도 했다.
사건을 접수한 전남 영암경찰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인 5일 폭행 사건 발생 사실을 접수했으며 피해 여성을 가해자와 분리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을 보호하고 있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측은 “현재 영상 속 여성을 가해 남성으로부터 완전히 격리해 안전하게 보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6일 오후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단체 차원에서 이 여성을 지속적으로 보호할 예정”이라며 “신변이 노출될 위험이 있으니, 가해 남성과 피해 여성에 대한 지나친 특정을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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