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연쇄살인, 폭염] 국내 편 <1> 우리는 폭염을 모른다
질병관리본부는 열기가 사람의 신체에 해를 입히는 병, 즉 온열질환을 6가지로 분류한다. 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열부종, 기타 등이다.
이 가운데 열탈진은 흔히 알려진 일사병을 말한다. 40도 미만의 체온에서 땀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감이 나타날 때를 일컫는다. 열탈진이 열사병이나 열실신 등 다른 온열질환으로 번질 수도 있다.
가장 심각한 온열질환은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햇빛, 복사열 등 다양한 열로 중추신경이 손상됐을 때를 말한다. 의사들끼리는 “뇌가 익는 병”이라고도 한단다. 몸 속 깊은 곳(심부)의 체온이 40도에 달하고 뇌의 시상하부가 작동을 멈춰 체온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
우리의 몸은 더울 때는 땀을 내고, 피부의 모세혈관을 확장하며, 심박출량 및 호흡을 늘려 체온을 내리는데 열사병에 걸리면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열사병 환자 중에는 체온이 40도가 넘는데 땀이 안 나는 경우가 만다. 체온 조절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폭염 피해 사망자처럼 열에 약한 콩팥 같은 장기들이 손상되는 합병증이 먼저 찾아 온다.
문헌에 따르면 열사병 치사율은 30% 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료 시점에 따라 10% 이하로 줄어들 수도 있고, 시기를 놓치면 절반 이상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전문의들을 말한다. 학계에는 전조 증상 없이도 열사병에 걸리는 사례도 다수 보고 되고 있다. 인식도 못한 채 순식간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