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jenLosPreciosDeInternet(인터넷 요금을 낮춰라)는 해시태그 수만 개가 트위터를 도배하고 있다. ‘동물권 보호’, ‘식량난 호소’ 해시태그에 이어 또 하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위가 쿠바에서 시작된 것이다. 온라인 시위이긴 하지만, 쿠바 공산주의 체제에서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쿠바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인터넷 요금을 지적하는 해시태그 #BajenLosPreciosDeInternet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한 달간 트위터에서 해당 해시태그를 포함해 공유된 글은 5만 건에 이른다. 쿠바에서 인터넷 서비스는 국영기업 에텍사(ETECSA)를 통해서만 제공되는데, 현재 쿠바의 3G 요금제 최저가는 월 7달러(약 8,200원)다. 이는 쿠바인 소득의 중간값 44달러(약 52,000원)의 15%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쿠바에서 온라인 시위 문화가 형성된 배경으로 쿠바인들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바는 인터넷 사용률이 낮아, SNS 열풍이 가장 늦게 불어온 국가로 꼽혀왔다. 2008년이 돼서야 가정용 인터넷이 상용화됐고, 이마저도 정부 관료와 조사 기관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7개월간 3G 휴대폰이 상용화되며 인터넷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WP에 따르면 쿠바인 220만 명이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며, 이는 총인구 1,100만 명의 20%에 해당된다.
쿠바는 공산주의 국가지만 인터넷 정책에 있어서는 중국과 노선을 달리해왔다. 중국 정부는 국내에서 이용되는 웹사이트를 검열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전면 차단한다. 쿠바 정부 또한 정치적으로 민감한 웹사이트를 차단하긴 했지만 중국처럼 SNS까지 막지는 않았다. 쿠바 시민들이 SNS를 통해 일상 속 관심사와 불만을 공유할 수 있는 이유다.
이들이 SNS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자 정부가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대학 교수가 페이스북에서 공원 나무를 정부가 무자비하게 베어버린 데 항의하자, 해당 지방정부 관계자가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이다. 쿠바인들은 이처럼 인터넷 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SNS 운동에 정부가 응답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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