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해당 교사 녹취파일 경찰 제출, 집회신고…학교는 잘못 시인 알림장 발송
교사가 학생들에게 폭언과 폭행(10일자 12면)을 한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부 동료 교사가 “일부 문제 학생과 학부모가 성실한 교사를 호도하고 있다”며 공익제보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들이 해당 교사의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을 경찰에 제출키로 하고 집회신고를 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학교 측은 해당 교사의 잘못을 시인하는 알림장을 발송했다.
11일 학부모 대책위에 따르면 학교 측은 담임 교사만 교체했으나 동료 교사 일부가 담당 학급 학생들을 상대로 문제 교사의 행위를 두둔하고 있다. 한 피해 학부모는 “며칠 전에도 동료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제는 문제아를 혼내는 것도 너희들 겁나서 말 못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또 동료 교사 중에는 “문제아 하나 혼냈는데 왜 일이 커지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10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관련자 처벌과 재발대책 방지를 촉구하는 집회신고를 한데 이어 추가로 해당 교사 등과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내용을 경찰에 제출키로 했다.
학교 인근 아파트 입주민 온라인 카페에도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내부 게시물에 ‘작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글이 달리고, 기사 댓들 등에 ‘다른 학교에도 이런 일이 있다’는 언급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대규모 학부모 운동으로 확산될 확대될 기미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의 생생한 진술과 학부모 녹취록, 해당 교사 조사를 통해 아동학대죄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도 “경찰과 별개로 자체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측은 11일 학부모들에게 발송한 안내장에서 ‘담임교사가 교체 된 것은 교사의 폭언과 과잉행동이 훈육의 차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라며 ‘교육청의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합당한 처벌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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