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1주기를 앞두고 노회찬재단 평생회원에 가입한 사실이 11일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난 노 전 의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 출범을 앞둔 시점에 후원을 약속했다고 한다.
노회찬재단은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후원회원 참여에 대한 약속,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노회찬재단은 정씨의 최근 영화 ‘증인’을 두고 “이 영화는 ‘자기다움’에 대한 이야기”라며 “사람들은 그 자기다움을 바탕으로, 타인과 '약속'을 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마 두 분(노 전 의원과 정씨)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하고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노회찬재단의 평생회원 자격은 100만원 이상 금액을 후원하면 주어진다. 정씨는 10일 노회찬재단 평생회원으로 가입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조승수 사무총장은 정씨에게 직접 연락해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찬재단 관계자는 “(정씨가) 자신의 재단 후원과 가입 사실을 공개하는 데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노회찬재단 후원회원 수는 총 5,156명으로, 앞서 재단은 노 의원의 1주기까지 1만명을 모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씨가 노 전 의원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노 전 의원이 고교 시절 한 해 개봉한 영화를 몽땅 다 챙겨볼 정도의 영화광으로 유명하긴 했지만,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정씨는 지난해 영화주간지 ‘씨네21’의 노 전 의원 추모 기사에서 “그분(노 전 의원)의 은유적 언변에 담긴 해학은 누구도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면서 “서울에 돌아가면 재단 후원회원으로도 참여할 생각”이라고 적었다. 당시 정씨는 유엔난민기구 관련 일로 아프리카 지부티에 머무르고 있었다.
정씨는 노 전 의원 1주기를 앞두고 약속을 지키게 됐다. 정씨는 해당 기사에서 노회찬 하면 떠오르는 영화를 묻자 ‘죽은 시인의 사회’를 꼽기도 했다. 그는 “지독하게 보수적인 명문 학교에 새 영어교사로 부임해서 아이들에게 참된 인생과 인격 그리고 삶의 가치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지 가르치려고 애쓰던 ‘캡틴’”을 언급했다. 영어교사 키팅 선생님 모습에서 노 전 의원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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