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인방 끌어안는 민주당, 사회주의ㆍ반미 지지하는 것”
미국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자신들을 겨냥해 인종차별적 언사를 퍼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의제가 백악관에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하면서 그의 탄핵을 촉구했다. 이들의 대표 격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AOC) 의원은 이민자들을 향해 “대통령이 뭐라고 하든 미국은 여러분들의 것”이라며 지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연 4인방은 돌아가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했다. 소말리아계 무슬림인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의원은 “대통령은 적법하게 선출된 4명의 하원의원을 상대로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이것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의제”라고 지적했다.
오마르 의원은 또 “이 같은 일(인종차별 발언)이 채팅방에서 일어나든, 국영TV에서 일어나든 이제는 ‘백악관 정원’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이 우리 헌법을 조롱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 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신의 팔레스타인 난민 2세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각본의 연속”이라 비판했다. 이어 최근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된 이민자 수용소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증오에 찬 행동”이 자신들로 하여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흑인인 아이아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의원은 “미국 국민들의 (이민 문제에 대한) 배려와 우려, 영향력 행사를 분열적으로 방해하려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끼를 물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공직에서 요구하는 은혜와 공감, 동정, 진실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를 ‘백악관 점유자(The occupant of the White House)’라고 깎아 내렸다.
4인방의 주축이 되고 있는 푸에르토리코계 AOC(뉴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놀랍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아버지가 수도인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 자신을 데리고 와서 ‘워싱턴DC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면서 “나 역시 우리나라의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대통령이 무엇이라고 하든, 이 나라는 여러분들에게 속해 있다”며 이민자 자녀들과 이민자 커뮤니티를 향한 지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기자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선명한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 4인방과 미 민주당 내 온건파를 ‘갈라치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민주당은 4명의 ‘진보주의자’들과 거리를 두려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끌어안고 있다”면서 “그것은 민주당이 사회주의와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 그리고 미국에 대한 증오를 지지한다는 뜻한다! 민주당에는 좋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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