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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흉물’ 동두천 제생병원 공사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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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흉물’ 동두천 제생병원 공사 재개한다

입력
2019.07.16 16:21
수정
2019.07.16 21:5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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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공정률 30%에서 공사가 중단된 동두천 제생병원 건물. 이종구 기자
1999년 공정률 30%에서 공사가 중단된 동두천 제생병원 건물. 이종구 기자

“20년 흉물 제생병원, 동두천 시민은 분노한다.”

15일 경기 동두천시 시내 곳곳엔 ‘제생병원 개원’을 촉구하는 현수막 수십 장이 나붙어 있었다. 제생병원 사업 시행사인 대진의료재단(대순진리회)과 행정기관인 동두천시의 책임을 묻는 현수막도 여러 장 내걸렸다.

문제의 병원에 가 봤다. 20층 높이의 웅장한 규모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외형과 달리 건물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주변에도 오가는 사람이 없어 휑한 모습이다. 건물 입구엔 출입 금지 푯말이 내걸려 있어 더 이상 접근이 어려웠다.

제생병원 개원이 당초 계획보다 20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주변 상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병원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대형 병원이 들어온다고 해 좋아했는데, 2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되는 것을 보면 화가 치민다”고 날을 세웠다. 동두천의 최대 숙원사업인 제생병원을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분위기는 냉담했다.

[저작권 한국일보]동두천 제생병원 주요 경과 일지 -박구원 기자/2019-07-16(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동두천 제생병원 주요 경과 일지 -박구원 기자/2019-07-16(한국일보)

이랬던 제생병원 문제가 최근 급반전되고 있다. 대순진리회 종단 대표단이 사업 재개를 결정, 공사 중단 이후 20년 만에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진의료재단 관계자는 “종단 대표단이 지난 12일 공사 재개와 함께 빠른 시일 내 병원을 개원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어 “향후 실무자 협의를 구성, 오랜 기간 방치된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통해 공사 재개에 나설 것”이라며 “병원 운영 형태와 규모 등은 외부 전문 기관에 컨설팅을 맡겨 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15일 경기 동두천시 시내 곳곳엔 ‘제생병원 개원’을 촉구하는 현수막 수십장이 내걸려 있다. 이종구 기자
15일 경기 동두천시 시내 곳곳엔 ‘제생병원 개원’을 촉구하는 현수막 수십장이 내걸려 있다. 이종구 기자

종단의 이번 결정은 동두천시의 행정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2월 대순진리회 4개 종단 대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내년 말까지 병원을 개원하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취소하겠다며 강력한 행정조치 의지를 통보했다.

시의 조치로 병원은 내년 말쯤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진의료재단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공사가 끝나지 않더라도 부분 개원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두천시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종단 측이 병원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사업 재개에 차질이 없도록 행정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21일부터 5개월 간 제생병원 개원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김동철(동두천2) 경기도의원은 “종단 측의 공사 재개 결정을 환영한다”며 “병원 개원을 바라는 동두천 시민들의 염원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제생병원은 1995년 1월 지행동 13만9,770㎡에 동양 최대 규모의 양ㆍ한방 병원(지상 21층ㆍ병상 수 1,480개)이란 기대 속에 첫 삽을 떴다. 그러나 그해 12월 대순진리회 종단 교주가 사망, 종단이 분열되면서 차질이 빚어졌고, 1999년 공정률 30%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시와 시민사회의 병원 정상화 요구가 계속됐지만, 종단 측은 짓다 만 건물을 20년간 방치해 원성을 샀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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