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일본의 한 보수 성향 매체가 나빠진 양국 관계를 해결하려면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만이 해법”이라는 주장을 내놓아 파문이 일고 있다.
극우 성향인 산케이신문 계열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平井文夫) 논설위원은 지난 17일 후지뉴스 네트워크(FNN)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한국 재계 인사로부터 '이제 문재인은 (대통령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한국 경제에 큰 타격임에 틀림없다면서 "한국은 이제 와서 강제징용 판결을 번복할 수도 없고, 레이더 조사 문제를 인정할 수도 없고, 위안부 재단은 해산했다. 일본에 내놓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있다면 문 대통령을 자르는 것 정도"라고 막말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한국의 대통령 탄핵 조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례를 설명하면서 “허들은 높지만 한국이니까 못할 것도 없다”며 비꼬았다. 또 히라이 위원은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 도중 목숨을 끊었다”라며 사실과 다른 잘못된 설명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을 넘었다"라고 짤막하게 비판했다. 후지TV는 히라이 논설위원의 막말이 논란이 되자 FNN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 후지TV와 관계사인 산케이 신문 역시 '한국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5일 "한국이 미국에 울며 중재해달라고 매달리고 있다"고 조롱하는 논조의 사설을 게재한 바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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