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임명 
 “직언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나” 회전문 인사 여권도 우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신임 수석들과 조국 전 민정수석 등의 소감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황덕순 일자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노영민 비서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2기 민정수석에 관료 출신의 김조원(62)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을 선임했다.

학자 출신의 조국 민정수석에 이어 비법조계 출신을 연거푸 민정수석에 앉힘으로써 사법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주요 인사가 참여정부 인사, 특히 문 대통령이 몸 담았던 청와대 민정라인 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권력 주변에 인의 장막이 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신임 민정수석과 함께 시민사회수석에 김거성(60) 전 한국투명성기구 회장, 일자리수석에 황덕순(54) 일자리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인선 소식은 노영민 비서실장이 직접 전했다. 노 비서실장이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마이크를 잡은 것은 1월 임명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청와대 수석이 차관급이긴 하지만, 이번 인사가 가진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김 신임 민정수석은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비서로서 법규에 따라 맡겨진 소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며 “잘못할 때는 언제라도 지적과 걱정을 해주시고, 가끔은 격려와 위로도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김 신임 시민사회 수석은 “촛불정신의 실현이 현실적 상황과 조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나가도록 시민사회ㆍ종교단체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비서관과 일자리기획비서관을 거쳐 내부 승진한 황 신임 일자리수석은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저작권 한국일보]노무현ㆍ문재인 정부 민정라인. 김경진 기자

김조원 수석 발탁으로 노무현ㆍ문재인 정부 민정라인 중용 기조도 재확인됐다. 감사원에서 잔뼈가 굵은 김 수석은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아래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한 인연이 있다. 공직기강 외에도 권력기관 관련 업무를 총지휘해야 할 민정수석으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자리를 꿰찼다.

앞서 유력한 차기 민정수석 후보로 거론돼 온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또한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시정비서관 출신이다. 함께 하마평에 올랐던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참여정부에서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문재인 정부에선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자신 가까이에서 일했던 참여정부 인사로 인재 풀을 제한해 문재인 정부의 요직 인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 참여정부 청와대에 몸담았던 수석ㆍ비서관급 이상 인사 164명 중 23명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발탁됐다. 청와대에선 황덕순 일자리수석ㆍ윤건영 국정상황실장ㆍ김수현 전 정책실장ㆍ조현옥 전 인사수석ㆍ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등이, 정부에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ㆍ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대표적이다. 행정관 급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호승 경제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 유송화 춘추관장이 포함되는 등 숫자가 더 늘어난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공공기업ㆍ공공기관 기관장으로 발탁된 인사도 13명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민정라인 출신 인사들의 당ㆍ정ㆍ청 요직 기용 추세는 뚜렷하다. 조국 전 민정수석은 법무부 장관에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권일용 인사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서 승진한 경우다. 김형연 전 법무비서관은 최근 김외숙 법제처장이 청와대 인사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빈 자리로 영전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내년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대비해 인재영입 관련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6일 오후 춘추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의 신임 수석 인선안을 발표 후 떠나는 수석들이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선, 조국, 정태호 수석과 노영민 비서실장. 그 뒤는 신임수석들인 황덕순 일자리수석(왼쪽부터),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에 대해선 여권에서조차 평가가 엇갈린다. 대통령과 철학을 같이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중용하는 건 당연하다는 옹호론이 많지만, 회전문 인사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 내에서 문 대통령이 싫어할 만한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가뜩이나 좁은 인재 풀을 더 좁혀가다 보면 어디선가는 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조원(62) 민정수석

△경남 진주 △진주고ㆍ영남대 △행정고시 22회 △감사원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감사원 사무총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

◆황덕순(54) 일자리수석

△서울 △경성고ㆍ서울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조정실장ㆍ고용보험평가센터 소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빈부격차ㆍ차별시정위원회 비서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고용노동·일자리기획비서관

◆김거성(60) 시민사회수석

△전북 익산 △한성고ㆍ연세대 △반부패국민연대 사무총장 △한국투명성기구(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 회장 △사회복지법인 송죽원 대표 △경기도교육청 감사관 △한신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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