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를 규탄하는 광화문 광장 촛불 집회에 5,0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596개 시민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역사 왜곡, 경제 침략, 평화 위협 아베 규탄 2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석했다.
본집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전인 오후 6시부터 ‘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하라’, ‘강제징용 사죄하라’, ‘(일본제품) 사지 않습니다 (일본여행) 가지 않습니다’, ‘독립운동은 못해도 불매운동은 한다’ 등의 각종 피켓과 현수막을 든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들었다. 해가 진 뒤에는 일본 국기와 ‘NO’를 합성한 스티커가 붙은 촛불이 물결을 이뤘다.
발언대에 오른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과거사 정리 없이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우리도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로) 불매운동에 동참했고, 마트 노동자들도 (일본 제품 안내 거부로) 함께 하는 만큼 더 많은 노동자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일본 정부는) 식민 지배 불법성과 온갖 반인륜적 행위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1965년 한일협정으로 모든 게 마무리됐다고 주장한다”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또 돈 달라고 하냐, 지겹다’라고 말하는 한국 사회 일부 세력과 한국 식민지배를 대하는 일본 극우 세력의 보는 눈이 같다”고 꼬집었다.
역사를 막 배우기 시작한 청소년들도 광장을 찾았다. 경기 용인시 죽전중 2학년인 김지원, 김고은, 구다인양도 발언대에 올라 “일본은 역사적으로 안 좋은 행위를 많이 했다. 일본 제품 대신 우리나라 좋은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외쳤다.
아베규탄시민행동은 다음달 3일, 10일과 광복절인 15일에도 아베규탄촛불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석운 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아베 정권은 경제 침략을 통해 한국을 경제적ㆍ군사적으로 길들이려고 한다”며 “아베 규탄 촛불 집회를 매 주말 이어나가고 서울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이하 6.15 서울본부)는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건물에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부착하는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6.15 서울본부는 이날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13기 서울지역 자주통일 선봉대’ 발대식을 열고 “일본의 경제 침략을 굴욕적 한일관계 청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범국인 일본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군사대국화로 가기 위해서는 한반도 긴장상태가 지속돼야 한다”면서 “일본은 한국경제 위기상황을 만들어 한반도의 자주평화와 자주통일을 발목 잡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발대식을 마친 6.15 서울본부는 주한일본대사관 건물을 찾아, 건물 입구에 아베 신조 정권을 규탄하는 항의 서한이 담긴 봉투들을 붙였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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