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노쇼’ 논란을 부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ㆍ유벤투스)가 귀국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더 큰 원성을 사고 있다. 구단 측에서 호날두가 결장한 이유로 “근육에 문제가 있다”고 해명했던 만큼 국내 관중들은 그의 SNS에서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호날두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집에 돌아오니 좋다(Nice to back home)”는 문구도 넣었다.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유벤투스 선수단의 지각으로 지연됐고, 호날두는 계약 조건에 45분 이상 출전하는 조항이 있었음에도 끝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호날두는 심지어 경기에 앞서 예정된 팬사인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의 출전을 기대하고 최고 40만원 이상의 표값을 낸 관중들은 분노했다.
이번 친선경기의 주최사인 더페스타는 논란이 커지자 입장문을 통해 “유벤투스 구단은 경기 직전까지도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마우리시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는 컨디션과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았다. 때문에 어제(25일)부터 뛰지 않기로 거의 결정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권오갑 총재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음으로써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리게 됐다”고 했다.
국내 관중들은 어떠한 사과나 해명 없이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모습을 공개한 호날두의 SNS에 항의성 댓글을 남기고 있다. 이번 친선경기를 사실상 ‘수십만원짜리 사기’라면서 호날두를 ‘날강도’에 빗대어 “날강두”라고 비난하거나 “이제부터 팬을 그만두겠다. 실망이다”라고 밝힌 목소리도 있었다.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치켜세우는 글과 원색적인 욕설도 더러 보였다. 프로축구연맹은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계약상 조항에 따라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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