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간의 열전을 마치고 28일 막을 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경영이 아쉬운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대표팀은 안방에서 처음 치른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11년 박태환(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이후 명맥이 끊긴 메달을 노렸지만 빈 손으로 마무리했다. ‘제2의 박태환’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빨간 불이 켜졌다.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꼽혔던 김서영(25)은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결승 무대를 밟았으나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6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작성했던 개인 최고 기록(2분08초34)에 못 미친 2분10초12에 그쳤다. 또 대회 마지막 날 출전한 개인혼영 400m에서는 4분40초55의 기록으로 10위에 올라 예선 탈락했다. 이 종목 역시 개인 최고 기록인 4분35초93에 못 미쳤다.
이번 대회 메달 획득을 목표로 준비했던 김서영은 모든 일정을 소화한 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잘하고 싶었다”며 “좋은 성적은 안 나왔지만 좌절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는 좋은 경험이 됐다”면서 “내년 도쿄 올림픽을 향한 예방주사로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신기록은 5차례 나오며 가능성을 봤지만 모두 예선 탈락해 여전히 세계 수영과 격차를 보였다. 계영에서 4번(여자계영 400m 3분42초58ㆍ남자계영 800m 7분15초05ㆍ혼성계영 400m 3분31초20ㆍ여자혼계영 400m 4분03초38) 작성했고, 개인종목은 양재훈(21)이 남자 자유형 50m에서 찍은 22초26 단 하나였다. 준결승에 오른 선수도 김서영을 제외하면 이주호(남자 배영 200m), 백수연(여자 평영 200m), 박수진(여자 접영 200m) 3명뿐이었다.
반면 한국 다이빙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김수지(21)가 개막 이틀째인 13일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한국 다이빙 최초이자, 여자 수영 선수로 처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지의 깜짝 메달이 없었다면 개최국의 자존심을 구길 뻔 했다. 1973년 시작해 18번째 대회를 치르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개최국이 메달을 1개도 따지 못한 건 딱 3차례(1975년 콜롬비아ㆍ1982년 에콰도르ㆍ1986년 스페인)였다. 또 우하람(21)은 남자 1m, 3m 스프링보드에서 남자 다이빙 개인전 역대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다.
세계수영선수권 무대를 처음 밟은 남녀 수구 대표팀도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남자 대표팀은 개막 후 4경기에서 모두 완패했지만 뉴질랜드와 최종전에서 승부 던지기 끝에 사상 첫 승을 따냈다. 저변이 아예 없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처음 꾸려진 여자 수구 대표팀은 한 골 목표를 넘어 총 6골을 넣었다. 한국 여자 수구는 대회 이후 2개 대학에서 팀을 만들기로 하면서 수구를 이어갈 희망을 살렸다.
등록 선수가 100명도 채 되지 않는 한국 아티스틱 수영은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프리 콤비네이션 종목에서 결승에 오르는 소득이 있었다. 세계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에서 한국이 결승에 진출한 건 2009년 로마 대회 때 박현선(솔로 12위) 이후 10년 만이었다.
광주=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