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분석
국내에,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이 48개에 이르며 최근 격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산업 경쟁력은 일본에 열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한ㆍ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유엔 국제무역통계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일본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253개, 90% 이상인 품목은 총 48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 일본 수입 의존도는 전체 수입액 가운데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 비중으로 계산했다.
일본 의존도 90% 이상인 품목의 총 수입액은 약 27억8,000만달러였다. 품목 분류 별로 보면 광물성 생산품(10억9,000만달러) 6개, 화학공업 또는 연관공업의 생산품(5억4,000만달러) 14개, 플라스틱ㆍ고무 및 관련제품(5억1,000만달러) 7개 품목 등이 일본 의존도도 높고 수입액 규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또 무역특화지수(TSI)를 통해 최근 20년간 한국의 주요 산업 경쟁력이 대부분 일본 산업의 경쟁력에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공업 분야에 속하는 섬유ㆍ의류 산업은 일본에 대해 우위를 유지했고, 생활용품산업 역시 대등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반면 화학, 금속, 기계 등 중화학공업 쪽은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개선됐음에도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기ㆍ전자산업의 경우 세부 업종별로 편차가 컸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평판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전반의 경쟁력은 오히려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산업경쟁력과 산업 부문별로 높은 수입의존도는 대 일본 경상수지 적자로도 이어졌다. 일본은 한국의 최대 경상수지 적자국으로, 최근 적자 규모는 연평균 220억달러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구원은 “산업 경쟁력을 국가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경제, 산업정책의 정립이 필요하다”며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이 무역자체에서 기술로 전환되는 추세에 대응해 핵심 소재 및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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