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연, 나경원ㆍ김무성 항의 방문에 후지TV 기습시위까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검거된 용의자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으로 알려졌다. 대진연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진보 정당 의원을 협박한 이 단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9일 오전 9시쯤 대진연 산하 서울대진연 운영위원장 유모(35)씨를 윤소하 원내대표실에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씨가 소속된 대진연은 2017년 3월 한국대학생연합, 대학생노래패연합 등 대학 운동권 단체들이 연합해 결성한 단체다. 진보 단체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출범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를 결성한 핵심 단체로 이름을 날렷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거론되자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분홍색 꽃술을 흔들며 김 위원장 환영 행사를 열기도 했다.
4월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의원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당시 이 단체 회원 20여명은 나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농성을 하다 국회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여 경찰에 연행됐다. 회원 한 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전원 풀려났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이어지자 일본 후지TV 서울지국을 찾아가 기습 시위도 벌였다. 이 단체 회원 3명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후지TV 서울지국 사무실에 들어가 “촛불정권 문재인 정부 부정하는 후지TV 서울지국은 당장 폐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후지TV 로고와 욱일기 등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다가 직원들의 제지로 쫓겨났다.
26일에는 부산지역 회원들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항의 방문했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나는 일도 있었다.
유씨가 체포된 이날도 과격 행동은 이어졌다. 대진연 회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미쓰비시 상사 앞에서 식민지배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전범 기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욱일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대진연은 이날 유씨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진연 측은 “한국당을 척결하기 위해 앞장서는 대진연이 적폐청산에 함께 나서는 정의당 원내대표를 협박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이냐며 “검찰과 경찰이 대진연을 공격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해 무리하게 탄압을 벌이는 것이며, 진보세력 사이를 이간질해보려는 치졸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3일 윤 원내대표실에 협박 소포가 배달됐다. 스스로를 ‘태극기 자결단’이라 밝힌 발신자는 편지와 함께 흉기, 죽은 새를 보냈다. 편지에는 윤 원내대표를 ‘민주당 2중대’, ‘홍위병’이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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