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와 아이들, 노인들까지 밤새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데, 항공사 측에선 제대로 된 안내도 없습니다.”
29일 오후 11시 25분(현지시간) 필리핀 칼리보공항을 떠나 인천국제공항을 향할 예정이었던 팬퍼시픽 8Y704편이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7시간 넘게 늦어지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승객들은 항공사 측에서 제대로 된 안내도 없이 방치해 공항에서 7시간 넘게 노숙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0대 승객 A씨는 “처음에는 한두 시간 연착이라고 하더니 오전 3시 반으로 한번 미뤄졌고 또 5시 반으로 두번째 미뤄지더니 결국 오전 7시에 출발할 수 있다고 했다”라며 “호텔 제공도 없이 7시간째 공항에 발이 묶여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휠 결함이라고 하는데, 항공사 측에선 제대로 된 안내도 없다”라며 “공항에는 담당자가 없고 한국에선 상황 파악 중이라고만 한다”고 말했다.
해당 항공기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4시 50분 인천공항에 내릴 예정이었으나 도착 시간이 낮 12시로 늦어지면서 휴가 후 곧바로 일상에 복귀할 예정이었던 승객들이 출근 등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 항공기는 지난 22일에도 기체 결함으로 운항이 지연돼 승객들 원성을 샀다. 칼리보공항에서 출발이 늦어져 인천공항 도착시간도 바뀌면서 23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일정도 10시간 가량 지연됐다. 이에 따라 여름휴가를 즐기려던 승객들이 오후 늦게 보라카이 현지에 도착해 하루를 버려야 했다.
팬퍼시픽은 180석 규모의 에어버스 320-232 기종 4대를 운용 중인데, 인천과 보라카이를 오가는 해당 항공기는 지난 5월 말에도 기체 결함으로 10시간 정도 연착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잦은 기체 결함과 이에 따른 운항 지연에 대해 “승객들에게 설명을 드릴뿐 (언론 등) 제3자에게는 따로 설명을 하거나 응대를 하지 않고 있다”며 “공식적인 인터뷰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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