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정의당 의원을 협박한 혐의로 체포된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 유모(35)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30일 청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1일 열린다.
유씨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윤 의원 사무실에 협박 편지와 커터칼, 죽은 새가 담긴 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붉은 색 손 글씨로 작성한 A4 용지 한 장짜리 협박 편지에는 윤 의원을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라고 비난하는 내용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고 위협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지 작성자는 자신을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소개했다.
경찰은 택배 발송지를 확인하고 폐쇄회로(CC)TV 추적을 통해 유씨를 특정한 뒤 전날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유씨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유씨는 지난달 23일 주거지인 서울 강북구에서 약 1시간 떨어진 관악구로 이동한 뒤 한 편의점에서 무인 택배로 소포를 부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포는 같은 달 25일 윤 의원실에 도착했다. 의원실에서는 지난 3일 이 소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유씨가 소포를 부치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여러 차례 갈아탔고, 가까운 거리도 이유 없이 돌아가는 등 수사에 혼선을 줄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유씨는 ‘공안 조작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경찰 조사에 일절 불응하고 있다. 유씨가 속한 진보단체도 “진보세력을 분열시키는 공안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날 오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어 “대학생진보연합을 죽이려고 벌이는 표적 수사”라 주장했고, 유씨 석방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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