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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검찰엔 ‘공안통’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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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검찰엔 ‘공안통’ 설 자리가 없다

입력
2019.08.01 19:00
수정
2019.08.01 19: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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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직’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 배치된 부장검사급 이상 84명 중 불과 6명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김명수 대법원을 만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접견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김명수 대법원을 만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접견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안통 증발 사건’이다.

1일 한국일보가 전날 공개된 각 검찰청 차장ㆍ부장검사급 인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ㆍ대검찰청ㆍ서울중앙지검에 부장검사급 이상으로 배치된 84명 가운데 그 직전 보직이 공안부였던 검사는 6명, 그러니까 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ㆍ선거ㆍ노동 사건을 맡는 공안통은 그간 기획통, 특수통과 함께 검찰을 떠받치는 3개 축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단행된 첫 검찰 인사에서 공안통은 줄줄이 옷을 벗거나 요직에서 배제됐다. 특수통의 전진배치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시대 변화에 따른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검찰의 공안 기능이 너무 약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검찰청 공안1과장에 김성훈(44ㆍ사법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등 대검 지휘 라인에만 일부 공안부 출신이 배치됐고, 법무부에는 공안부 출신 중간 간부가 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최대 검찰청이라는 서울중앙지검에는 2명이 배치되는데 그쳤다. 그간 공안통이 맡아왔던 공안부서 요직은 ‘공안 비전공자’들 차지가 됐다.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자리에는 권상대(43ㆍ32기) 제주지검 형사2부장이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과 2부장에는 각각 정진용(49ㆍ30기)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 김태은(47ㆍ31기)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장이 배치됐다. 노동, 집회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 자리는 김성주(48ㆍ31기) 서울남부지검 공안부장에게 돌아갔다. 그나마 공안통의 체면을 살렸다.

그렇다고 공안통 검사가 기획ㆍ특수 등 다른 분야로 발탁된 경우도 드물었다. 박상진(47ㆍ31기) 대전지검 공안부장이 대검 인권기획과장으로, 김석담(46ㆍ31기) 의정부지검 공안부장이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장으로 배치된 것 정도가 눈에 띈다. 제 자리를 지키지도 못하고, 남 자리를 차지하지도 못한 셈이다.

공안통이 유난히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 등 정권 핵심부가 검찰 공안 기능에 뿌리 깊은 불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오랜만에 특수통 출신 검찰총장, 윤 총장이 등장했다. 그 결과 서울중앙지검은 1ㆍ2ㆍ3차장(신자용ㆍ신봉수ㆍ송경호) 모두 특수통들이 전진 배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안통의 지리멸렬 현상’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안부가 56년만에 ‘공공수사부’로 바뀌는 만큼, 공안 기능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간부급 검사는 “예전처럼 북한과의 체제 경쟁을 위한 대공 수사는 필요성이 적어진 게 사실이지만, 이번 공안통 약세는 그보다 국내적, 조직 내부 상황에 더 많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안 검사 출신 변호사는 “여야, 지역 등 첨예한 사회적 갈등이 많은 한국에서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내면서 선거, 노동 사건 등에서 갈등 양 당사자의 승복을 받아내는 건 여전히 경험이 풍부한 공안 검사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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