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치현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 4회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결국 파행으로 치닫게 됐다. 3일 NHK 방송에 따르면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의 통보에 의해 ‘표현의 부자유, 그후’ 전시가 중단된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해당 전시에는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예술제 사무국 측에는 전시에 비판적인 의견들이 잇따랐고 오무라 지사는 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철거하지 않으면 방화하겠다”는 테러 예고와 협박을 받았다며 경찰에 조치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오무라 지사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표현의 부자유’ 전시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쓰다 다이스케 예술감독도 같은날 기사회견을 열어 “그는 “리스크의 예상과 필요한 대응에 대해 지식인들로부터 들었으나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난 것에 사과한다. 제 책임이다”라고 말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그는 “우선 사과하고 싶은 것은 참여한 각 작가 여러분들”이라며 “(개막부터) 단 3일 만에 전시 중단으로 매우 슬프다”고 사과했다. 또 “(이번 전시회는) 한번 선 보였으나 철거된 적이 있는 작품들의 성질상 반감 등을 가시화하는 기획이었다”라며 “가장 폐를 끼치게 된 것은 동료들이다. 함께 만들어 낸 (아이치) 현 직원, 자원봉사, 갤러리 등의 협력처, 무엇보다 기획을 기대하고 있던 여러분에게도 이렇게 된 것은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전시 내용 자체가 불쾌하다고 느껴진 분들, 인터넷을 포함해 여러 의견이 오고 있다. 내용 자체에 대한 언급은 삼가지만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고 끝까지 운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외압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 펜 클럽은 같은날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펜 클럽은 “동감이든 반발이든 창작과 감상 사이에 의사 소통 공간이 없으면 예술의 의의는 사라진다”며 “사회의 추진력인 자유의 기풍도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본 헌법 21조 2항이 금지하고 있는 ‘검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쓴 소리를 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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