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존중돼야”… 아이치 지사도 “위헌 소지 농후” 비판
우리 정부가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트리엔날레) 측이 ‘평화의 소녀상’(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데 유감을 표시하고 전시 재개를 촉구했다. 전시 중단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일본에서도 비판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김진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된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의 특별기획전 ‘표현의 부자유, 그 이후’가 중단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문화예술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조속히 (전시가)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문체부는 장관 주재 실ㆍ국장 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논의를 거쳐 이 같은 입장을 확정했다. 문체부는 이날 황성운 주일 한국문화원장을 나고야로 보내 트리엔날레 조직위에 이 같은 뜻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일본 정부에 항의 표시를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문체부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것으로 갈음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앞서 1일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한ㆍ일 관계가 어려울수록 양국 간 교류는 소중하다’고 밝힌 대로 여전히 문화ㆍ체육 분야의 교류는 중요하고,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황 문화원장은 이날 트리엔날레가 열리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를 찾아 우리 작가들도 만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나고야 영사관에서 기본적인 상황 파악을 하고 있지만 문체부도 문화원을 통해 동향을 확인하고 본부와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리엔날레 본전시에 작품을 낸 박찬경ㆍ임민욱 작가 등이 이번 특별기획전 중단 조치에 항의하며 자신들의 작품도 빼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 작가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박 작가는 “3일 밤 트리엔날레 측에 작품 철수를 요구했고 4일 밤 전시 담당자로부터 작품을 빼기로 확인을 받았다”며 “트리엔날레에 참여한 다른 작가들도 이번 특별기획전이 다시 열리도록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치현의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갑작스런 기획전 중단과 관련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21조 위반 소지가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오무라 지사는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나고야 시장이 앞서 소녀상 전시 중단을 공개 요구한 것에 대해 “공권력이 ‘이 내용은 좋고, 이 내용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검열이라 생각 될 만하다”고도 지적했다. 전시회는 외부 항의가 빗발쳐 관객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