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일본 경제보복 관련 언급했다 결국 삭제
산업부 “어려움 다 같이 극복하자는 의미…표현 오해 일으켜 죄송”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을 언급한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논란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했듯 이번 위기에서도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주장인데, 일부 누리꾼들은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산업부는 5일 공식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IMF 외환위기 때 결혼반지, 돌반지 팔아 단시간 내에 외채를 갚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국민 아닌가”라면서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이달 2일 일본이 취한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 설명과 ‘일본 조치, 이겨낼 수 있다’는 문구도 덧붙였다.
산업부의 이 같은 트윗을 접한 누리꾼들은 곧바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정부 부처가 관련 대책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외환위기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정부, 기업, 은행 대신 국민들의 희생을 강조했던 과거 금 모으기 운동을 운운하면서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논리였다. 또 IMF 외환위기 언급으로 괜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산업부가 이번 일본 경제보복 사태를 ‘제2의 IMF’로 인정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비판이 이어지자 산업부는 이날 오후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대신 “정부는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한 일본 정부의 결정에 강력한 항의와 유감을 표한다”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트윗을 다시 올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한민국에 닥친 어려움을 다 같이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으려다 표현이 일부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앞으로 더 잘 살피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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