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호날두 노쇼’ 사건 수사를 본격화 한 가운데 유벤투스 초청경기 주최사 ‘더 페스타’ 홈페이지 내 회사 정보가 열흘 새 최소 두 차례에 걸쳐 삭제된 정황이 포착됐다. 유벤투스전(7월 26일)이 파행으로 끝난 뒤 더 페스타 관계자가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거나 언론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두문불출하고 있는 가운데, 홈페이지의 회사 기본정보마저 삭제되면서 사실상 외부와의 공식접점이 사라진 셈이다.
6일 더페스타 홈페이지엔 기존에 있던 주소와 전화번호 등 회사 기본정보는 물론 협력사 정보들조차 삭제됐다. 본보 취재결과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회사 관련 정보는 지난달 26일 K리그 선발팀인 ‘팀 K리그’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의 경기가 치러진 이후 약 열흘 간 최소 두 차례 수정됐다. 외부에서 회사와 접촉할 만한 정보는 물론, 홈페이지 내 회사의 연혁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조차 없어 사실상 ‘깡통 홈페이지’가 된 셈이다.
지난달 31일을 전후해선 주소 및 전화번호, 대표 이메일 등 더 페스타와 접촉할 수 있는 회사기본정보와 함께 협력사로 소개됐던 S사의 흔적이 모두 사라졌다. S사는 더 페스타와 같은 주소지에 설립된 회사로, 이 회사 대표 역시 로빈 장이었다. S사 홈페이지에서도 기존에 소개됐던 더 페스타와 협력관계에 대한 안내는 최근 사라진 상태다. 또한 같은 주소지엔 더 페스타 소유로 돼있는 G사까지 포함해 최소 3개의 회사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더 페스타를 제외한 나머지 두 회사의 사업활동은 외부로 뚜렷하게 드러난 바 없다.
로빈 장을 비롯한 더 페스타 관계자들은 호날두 노쇼 논란이 불거진 지 열흘이 지난 6일까지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진 않은 채 경찰 수사와 팬들의 손해배상 소송 등에 대한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사무실 입구엔 프로축구연맹이 보낸 내용증명 도착 안내서를 포함한 우편물 미수령 안내장들만 붙어있을 뿐 열흘째 인기척이 없다. 이날 홈페이지 내용삭제 이유를 묻는 본보 질의에 대해 더 페스타 측의 답변은 없었다.
호날두 노쇼 관련 사건을 배당 받은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주말까지 한국프축구연맹과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경기 당일 광고판(A보드)에 불법 도박사이트 광고가 노출된 과정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페스타 측은 일단 ‘호날두 노쇼’ 논란이 일었던 유벤투스 방한행사와 관련한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사건에 대한 빠른 수사를 위해 사건 주요 관계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해당 관계자는 로빈 장으로 추정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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